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이탈리아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사업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식 통보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6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레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사실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3일 중국 정부에 일대일로 협정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식 서한을 전달했습니다.

코리에레 델라 세레의 첫 보도 이후 이탈리아 안사(ANSA), 로이터, AFP 통신도 정부 관계자의 확인을 거쳐 이탈리아가 중국의 일대일로에서 4년 만에 공식 탈퇴했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아직 이탈리아와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탈리아는 2019년 주세페 콘테 총리 시절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해왔으며, 올해 말까지 협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사업 참여 기간이 5년간 자동으로 연장될 예정이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 인사들은 그동안 이탈리아가 중국 일대일로에 참여한 데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가 일대일로에 참여한 것은 실수"라며 탈퇴를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7월 귀도 크로세토 국방장관도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일대일로 참여 결정이 "즉흥적이고 형편없는 행동이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습니다.

이탈리아가 일대일로 탈퇴한 데에 경제적 이유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지난해 이탈리아의 대중국 수출액은 165억 유로(약 23조 5000억원)에 그쳤지만, 프랑스는 230억 유로(약 32조 7000억원), 독일은 1070억 유로(약 152조 3000억원)에 달했다"며 "실크로드는 우리가 기대했던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한편 이탈리아는 중국 정부와의 관계는 유지하면서도 일대일로 탈퇴를 모색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는 "더는 일대일로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중국과 우수한 관계를 유지할 의도를 갖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