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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12-29 1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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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도 ‘홍해 공동 작전’에 주저하는 동맹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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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3.12.29. 오전 11:47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지원을 위해 연료를 싣고 수에즈 운하로 향하던 이라크 유조선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이라크 바스라 항구에 정박해 있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세력인 후티는 수에즈 운하가 있는 홍해 항로에서 여러 차례 상선 공격을 벌였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홍해에서 후티 반군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출범했으나, 막상 동맹국들이 공개적인 참여를 꺼린다고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발표한 지 일주일이 지났으나, 이 작전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국가들 중 거의 절반이 자국의 참여를 인정하지 않았다. 당초 이들이 군함이나 인력 등을 파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아직 이행되지 않은 것이다.

몇몇 국가에서는 작전과 거리를 두는 듯한 낌새도 보였다. 미국은 20개국이 이 작전에 동참한다고 밝히면서도 동참하는 국가의 이름은 12개국만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들의 참여 여부 언급에 대해선 그들의 입장을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전 참여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을 꺼리는 국가가 있었다고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이탈리아, 프랑스 등 당초 참여국으로 공개됐던 국가들도 ‘적극 참여’에는 선을 긋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이탈리아 국방부는 “미국 작전의 일부가 아니라 이탈리아 선주들의 요청에 따라 홍해에 선박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프랑스는 “홍해에서 항해의 자유를 확보하려는 노력은 지지하지만 프랑스 선박은 여전히 프랑스 지휘 하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몇몇 국가들이 작전 참여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을 꺼리는 이유로서 각국 지도자들이 국내 여론을 의식한다는 설명이 제기된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세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이 커지고, 각국에서도 전쟁 반대 의견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비드 에르난데스 콤플루텐세대학 교수는 “유럽 정부들은 잠재적 유권자들이 등을 돌릴까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작전에 공개적으로 참여할 경우 후티 반군에게 보복을 당할 가능성도 우려한다고 전해졌다. 미국 정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러한 위험이 일부 국가들이 회피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인도 고위 관계자 또한 “인도 정부는 미국과 손을 잡으면 인도가 더 큰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예멘 후티 반군은 지난 한달 동안 홍해에서 무력 도발을 이어갔다. 민간 상선을 공격하는 등 도발 수위가 높아지자 화물선 상당수가 홍해에서 수에즈운하로 향하는 항로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이에 미국은 홍해 안보에 국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출범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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