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2일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오전 9시 기준 10~90대까지 모두 15명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진도 7로 지진이 가장 심각했던 이시카와현에서 사망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골절이나 베인 상처, 타박상 등 이시카와·니가타·후쿠이·도야마현에서 최소 80여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중상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을 ‘레이와 6년 노토반도 지진’으로 부르고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가장 규모가 큰 이번 강진으로 지역 곳곳에 피해가 컸다. 이시카와현 와지마시 중심부에 있는 가와이마치에선 1일 오후 6시부터 발생한 화재로 점포와 주택 등 100채 이상이 불에 탔다. 집이 무너지고 도로가 갈라지는 피해도 잇따랐다. 일부 지역에선 도로 중앙선이 50m가량 갈라지고, 7층짜리 건물이 옆으로 쓰러진 모습도 보였다.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의 한 남성은 아사히신문에 “운전 중 지진이 발생했다. 차가 크게 흔들리면서 도로가 두부처럼 흐물흐물 갈라졌다.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차 안에 가족들과 같이 있었다. 30분 넘게 걸어 편의점에 음식을 사러 갔지만 불은 꺼지고, 상품이 널브러져 있었다”며 “경찰서는 피난민들로 넘쳐났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힘겨워했다.
도야마의 한 여성은 새해 연휴를 맞아 시댁에 왔다가 지진 때문에 가족이 모두 근처 초등학교로 피난했다. 이 여성은 “아무것도 없이 도망쳤다. 오늘 밤을 어떻게 보낼지 가족끼리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카와현 3만2700가구, 니가타현 30가구 등 대규모 정전과 단수로 이곳저곳에서 불편이 커지고 있다. 이시카와현 와지마시의 요양원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입소자 50여명과 직원 7명이 불안한 밤을 보냈다. 물이 나오지 않아 식사도 못하고 화장실 물도 내릴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시카와현 나오시시 한 종합병원은 단수로 수술이나 투석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곳에선 지진으로 다친 골절 환자 등 약 30여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최대 5m 높이까지 예고됐던 쓰나미는 진원에서 가장 가까운 와지마항에서 1.2m의 쓰나미가 관찰됐을 뿐 대부분의 지역에서 1m 이하에 머물렀다. 일본 기상청은 쓰나미 경보를 모두 쓰나미 주의보로 전환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