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사교육 금지 조치로 부도 위기로 내몰렸던 중국 사교육업체가 라이브커머스로 대박을 쳤다. 한 달여 만에 주가도 10배 급등했다.

16일 중국 신동방온라인(新東方在線) 주가가 72.7% 급등한 28.6홍콩달러로 마감하는 등 이번 주에만 350% 넘게 상승하면서 중국 증시에서 화제다. 특히 사교육업체였던 신동방온라인은 지난해 중국 정부가 숙제와 사교육 부담을 줄이는 '쌍감'(雙減) 정책을 시행하면서 부도 위기에 처했었기 때문에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신동방온라인의 주가 급등 원인은 중국어와 영어로 진행하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동방셀렉트'(東方甄選)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강사가 쇼호스트가 됐고, 상품을 팔지만 동시에 영어를 가르치는 등 교육적인 요소를 더했다.

틱톡의 중국 버전인 더우인에 있는 '동방셀렉트' 팔로워 수는 지난 9일 107만명에서 불과 일주일 만인 16일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팔로워 수가 급증했다. 총거래액(GMV)도 100만 위안대에서 1000만 위안대(19억2000만원)로 급증하며 라이브커머스 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동방셀렉트' 라이브커머스 장면/사진=중국 인터넷'동방셀렉트'가 화제가 되면서 지난 5월12일 2.85홍콩달러에 불과하던 신동방온라인 주가는, 이달 10일 40% 가까이 급등하면서 상승 추세가 시작된 후 16일 28.6홍콩달러까지 약 10배 급등했다.

신동방온라인 효과로 중국 본토 A주 증시, 홍콩증시 및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사교육 관련주까지 들썩거렸다. 홍콩에 상장된 티엔리교육은 150% 상승했으며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신동방, TAL온라인 등도 최근 주가가 큰 폭 반등했다.

사실 신동방온라인이 라이브커머스 기업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말이다. 지난해 말 회사는 교육 사업 부문을 완전히 정리한 후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농산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위민홍 신동방 창업주 등이 나서도 거래가 늘지 않다가 최근 대박을 친 것이다.

위민홍(60)은 1993년대 영어학원 신동방을 설립해서 2006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시킨 기업가로서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CEO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사교육 금지라는 철퇴를 맞고 해당 사업을 정리할 때도 책상, 의자 8만 세트를 산골벽지에 있는 시골학교에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방온라인 주가 추이/사진=동팡차이푸 캡처이번 '동방셀렉트'의 인기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위민홍의 도전이 계속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한편 중신건투증권은 '동방셀렉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로 "강사 출신 쇼호스트들이 지식컨텐츠를 삽입하는 등 남다른 컨텐츠 퀄리티와 중국 상반기 최대 쇼핑 페스티벌인 '618'을 앞둔 프로모션 효과"를 들었다. '동방셀렉트'가 영어로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고 역사·문화 지식을 삽입하는 컨텐츠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홍콩 메가트러스트투자의 왕치 최고경영자는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떠도는 영상을 봤는데 강사가 스테이크를 팔며 영어를 가르치는 게 재밌었다"면서도 장기적인 성공 가능성은 낮게 봤다.

17일 오후 2시36분(현지시간) 홍콩증시에서 신동방온라인은 13.11% 하락한 24.85홍콩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