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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2-12-14 11: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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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정부 시위 나선 축구 선수에 사형 선고…선수협회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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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정부 시위 나선 축구 선수에 사형 선고…선수협회 “충격”

입력2022.12.13. 오후 6:10   수정2022.12.13. 오후 6:20

 

아미르 나스르 아자다니. /인스타그램
이란 정부가 반(反)정부 시위에 참여한 축구선수 아미르 나스르 아자다니(26)에게 사형을 선고한 사실이 전해졌다.

12일(현지 시각) 이란 반정부 성향 매체 이란와이어는 프로축구 선수 아자다니가 사형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아자다니는 지난달 17일 반정부 시위 도중 에스마일 체라기 대령 살해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아자디니와 가까운 한 인사는 이란와이어에 “아자다니는 결코 살해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시위에서 구호 몇 마디를 외친 게 전부”라고 했다.

이란 국영방송 IRIB는 지난달 20일 살해 혐의로 기소된 3명의 자백 영상을 공개했다. IRIB는 이란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이들이 이스파한에서 체포됐다고 밝혔다. IRIB는 피고인들의 실명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의 신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다. 이 가운데 아자다니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공식 트위터 계정에 “충격적인 소식”이라며 “이란 축구선수 나스르 아자다니가 사형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고 했다. 이어 “나스르 아자다니는 이란 여성의 자유와 권리를 공개적으로 옹호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아자다니의 사형 선고를 규탄하며 올린 글. /트위터
이란 당국은 이날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마지드레자 라흐나바드(23)를 공개 처형했다. 처형 방식은 잔혹했다. 라흐나바드는 손발이 묶이고 머리에 검은 봉지를 쓴 채로 공사용 크레인에 매달려 교수형을 당했다.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통신은 그가 숨지는 과정을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고 그대로 보도했다.

이란의 무분별한 사형 선고에 국제사회는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은 첫 번째 사형이 진행된 지난 8일 이후 4일만에 공개 처형을 진행했다. 이번 공개 처형은 사실상 국내외 압박을 무시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아자다니에 대한 사형도 조만간 집행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유엔에 따르면 12일 기준 반정부 시위 참가와 관련해 이란인 27명에게 사형이 선고됐고, 약 1만4000명이 구금됐다. 이란의 민주화 운동가 아미리 모가담은 “수천 명이 감옥에 갇혀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시위대가 대규모로 처형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란 정부가 저지른) 범죄에 심각한 결과가 따라야 한다”고 했다.
 

박선민 기자 kindm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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