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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4-01-15 12: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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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후 세계 억만장사 자산 34%↑, 50억명은 더 빈곤해져
내용

 입력2024.01.15. 오전 11:11

 

옥스팜 다보스포럼 보고서
팬데믹 3년 간 부자들에 더 富집중
“자산 불평등 심화…분열의 10년 시작”

지난해 5월 17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트래펄가 광장에서 국제구호단체 '옥스팜' 회원들이 '기아'(Famine)라는 글자를 배경으로 시위하고 있다. AP 뉴시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3년간 전 세계의 자산 불평등이 심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 세계 5대 부자의 자산은 두 배 이상 증가했으나, 전 세계 약 50억명은 더 가난해졌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은 15일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 ‘다보스포럼’의 개막에 맞춰 발표한 ‘불평등 주식회사’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2020년 이후 발생한 극심한 부의 불평등이 굳어지고 있다”며 부유층과 빈곤층, 소수와 다수의 격차가 더욱 커지는 ‘분열의 10년’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세계 억만장자들의 자산은 34% 증가해 3조3000억 달러(약 4339조50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물가 상승률보다 3배 빠른 속도다.

특히 세계 자산 상위 5명의 자산은 2020년 4050억 달러(약 532조6000억원)에서 두 배 이상 늘어 지난해 11월 8690억 달러(약 1142조7000억원)가 됐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10년 안에 세계 첫 조만장자가 탄생하며 빈곤은 향후 230년간 근절되지 못한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금융 자산의 불평등 역시 두드러졌다. 세계 상위 1% 부자들이 전 세계 금융자산의 43%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 세계 50대 상장기업 중 억만장자가 대주주 또는 최고경영자인 경우는 34%였다. 50대 상장기업의 시가 총액은 13조3000억 달러(약 1경7489조5000억원)에 달했다.

대기업들도 큰 성장세를 보여 세계 상위 148개 기업의 상반기 순이익은 총 1조8000억 달러(약 2369조원)로, 앞선 4개년 평균 순이익보다 52% 급증했다.
 

옥스팜 보고서. 옥스팜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늘어난 부의 배분은 불평등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6개 대기업이 2022년 7월~2023년 6월 벌어들인 수익의 82%는 ‘슈퍼리치’ 대주주들에게 배분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세계 1600개 대기업 중 노동자들에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최저임금보다 높은 ‘생활임금’을 지급하는 기업은 전체의 0.4%에 불과했다.

또 세계 노동자 7억9100만명이 물가 상승률에 못 미치는 임금 상승으로 인해 지난 2년간 1조5000억 달러(약 1972조5000억원)의 손실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동자 1인당 약 한 달의 월급을 잃은 것과 비슷한 규모다.

특히 여성의 경우 임금과 고용 안정성이 가장 낮은 일자리에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여성 노동자는 남성 노동자가 1달러를 버는 동안 51센트를 버는 데 그쳤다.

보고서는 이런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의료·교육 등에 대한 접근성 보장, 독점 타파 및 특허 규정 민주화, 생활임금 보장, 최고경영자 급여 상한선 적용, 초과이윤세 및 부유세 부과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미타브 베하르 옥스팜 인터내셔널 임시 총재는 “이러한 불평등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억만장자 계층은 기업들이 다수를 희생시키면서 그들에게 더 많은 부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서현 인턴기자(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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