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3.31. 오후 12:07
대만 전·현직 총통 일정 시작
차이 “험난한 길, 묵묵히 갈 것”
마잉주 “교류 반드시 유지해야”
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중앙아메리카 순방길에 미국을 경유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잇따라 대만 독립과 관련한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미국과의 연대를 강화해 ‘대만 통일’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중국에 대항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을 방문 중인 대만 제1야당 국민당 출신의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은 중국의 대만 관련 최고위 실무자와 만나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평화’를 논의했다.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차이 총통은 30일 대만경제문화사무소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대만은 아시아 민주주의의 전초기지”라며 “대만 국민이 단결할수록 대만은 물론 세계가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위협에 대비해 미국과의 연대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차이 총통은 전날 열린 환영 만찬에서도 “미국과 대만의 관계가 어느 때보다 가깝고 경제·안보 분야의 협력이 강화된 상태”라며 “험난한 도전에 직면했지만 묵묵히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이날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로부터 ‘리더십어워드’를 수여받았다. 하지만 차이 총통은 중국을 의식한 듯 모든 일정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같은 날 마 전 총통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중국의 대만 문제를 담당하는 대만판공실의 쑹타오(宋濤) 주임을 만나 양국 간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마 전 총통은 “양안은 반드시 교류를 유지하고 공동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모든 것을 다해서 전쟁과 충돌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 전 총통은 “양국은 양안의 항구적인 평화와 번영을 촉진하고 양안 중국인의 복지를 향상시키며, 함께 ‘중화진흥’에 나서야 한다”며 “양안이 반드시 대화를 해야 하며, 대화를 통해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쑹 주임은 “양안 동포 일가친척은 92공식(‘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을 견지하고, 양안 관계의 평화로운 발전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함께 ‘대만독립’의 분열 활동과 외부 세력의 간섭을 결연히 반대해 대만해협의 평화 안정과 중화민족의 이익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준우 기자(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