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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4-01-25 12: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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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첫 '질소 가스' 사형 집행…"일종의 생체실험" 반발
내용

입력2024.01.25. 오전 8:54  

 

안면 마스크 씌운 뒤 질소 가스 주입해 사형
"집행 중단하지 않을 경우 '앨라배마 보이콧' 호소할 것"

질소가스 사형 집행 계획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사진=연합뉴스

미국에서 질소 가스를 이용한 첫 사형 집행이 코앞으로 다가와 국제기구와 인권단체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사법당국은 사형수 케네스 스미스에게 질소 가스 사형을 집행할 예정입니다.

질소 가스 사형은 사형수에게 안면 마스크를 씌운 뒤 질소 가스를 주입해 저산소증으로 숨지게 하는 방식입니다.

스미스는 1988년 돈을 받고 목사의 아내를 살해해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앨라배마주는 2022년 11월 그에게 독극물 주사로 사형을 집행하려 했지만, 주사를 놓을 정맥 부위를 찾지 못해 실패했습니다.

주 정부는 스미스가 몇 초안에 의식을 잃고 고통을 못 느낄 거라서 인도적인 방식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반발도 거셉니다.

종교계와 인권단체들은 실제로 고통이 없을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일종의 생체실험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23일(현지시간) 바티칸 산하 가톨릭 자선단체인 산테지디오는 로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질소 사형 집행 중단을 촉구하며, 중단하지 않을 경우 유럽 기업과 관광객에게 '앨라배마 보이콧'을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앨라배마주가 예정대로 질소 가스 사형을 집행할 경우 유럽 차원에서 앨라배마 보이콧 운동을 벌이겠다는 것입니다.

산테지디오의 사형제 전문가인 마리오 마라치티는 "독일 자동차 회사 메르세데스 벤츠가 앨라배마에 공장을 두고 있고, 많은 유럽인이 골프를 목적으로 미국 남부 지역을 방문한다"라며 "앨라배마에 대한 유럽의 무역과 투자 규모가 연간 수억 달러에 달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에도 보이콧이 효과가 없을 것 같았지만 결국 흑인을 차별하는 '아라파트헤이트' 체제를 종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라며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시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모리스 티볼빈즈 등 유엔인권특별보고관 4명은 최근 질소 가스를 이용한 사형 집행은 아주 고통스럽고 굴욕스러운 죽음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고문과 기타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처벌을 금지하는 국제조약의 위반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유엔 인권 사무소는 질소 가스 사형은 대형동물을 안락사할 때도 쓰지 않는 검증되지 않은 방식이라면서, 고문이나 마찬가지라며 반대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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