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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4-01-29 13: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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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사회 일본의 단면…60~80대 출연 ‘실버 포르노’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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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2024.01.29. 오후 1:00  수정2024.01.29. 오후 1:08

 

일본 도쿄의 시부야 건널목. 연합뉴스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에서 60~80대 배우가 출연하는 ‘실버 포르노’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의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보도에 따르면 80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지난해 처음으로 인구 10명 중 1명을 차지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362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9.1%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다. 반면 18세 인구의 수는 106만명으로 사상 최저치였다.

AV제작사 루비의 한 프로듀서는 나이 든 소비자들이 여전히 많은 양의 DVD를 구매한다며 “구매력이 있기 때문에 확실히 노인들을 위한 시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버 포르노의 인기 이유로 고령화된 소비층과 “여자배우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탐구한다는 사실”을 꼽았다. 이어 “내가 어렸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60대도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과 성에 대한 욕구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7년 경력의 여성 AV배우 도다 에미(65)의 사연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이혼한 뒤 슈퍼마켓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던 그는 50대 후반에 직업소개소를 통해 AV 출연을 제안받고 이 업계에 뛰어들었다. 성인인 두 딸의 응원에 힘입어 그는 지금까지 수십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도다는 “일본 사회에서는 보통 여자가 50세가 되면 존재감이 없어져 버리지만, 여기서는 다르다. 나는 그게 마음에 들었고 ‘왜 안 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도다는 30세 이상 어린 남자배우들과 주로 연기했다. 함께 출연한 최고령 배우는 남편 역할을 맡았던 70세 배우였다.

늦은 나이에 AV배우가 된 경우가 도다만은 아니다. 도쿠다 시게오(90)는 83세였던 2017년 기네스 월드 레코드로부터 세계 최고령 포르노 배우로 인정받았다. 오가사와라 유코(88)는 80대 초반에 데뷔했다. 2017년 80세로 은퇴한 AV배우 데즈카 마오루(87)는 도쿄리포트에 “생생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도다는 “내게 맞는 작품이 있으면 연기를 계속할 생각”이라며 은퇴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누구나 섹스를 즐기지만, 나이 든 사람들은 섹스에 대해 말하기가 민망하다. 여자는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섹스에 대한 관심을 잃는다고 믿는 이들이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그런 오해에 맞서는 데 내가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AV시장 규모는 연간 약 550억엔(약 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출연자만 약 1만명이다.

일본 정부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상당수 일본 여성이 부도덕한 제작사에 의해 AV 출연을 강요받았다. 일부는 모델 계약을 했는데 누드 포즈를 취하거나 카메라 앞에서 성관계를 하도록 강요받았다.

또 10~30대 여성 중 약 4분의 1이 모델이나 아이돌로 일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는데 실제로 지원한 사람 중 13%가 동의 없이 성적인 사진이나 비디오 촬영에 응할 것을 요구받았다고 답했다.

일본 정부는 2022년 AV에 출연한 여성은 위약금 없이 작품 공개 1년 이내에 계약을 취소할 수 있게 하는 법을 도입했다. 계약이 취소되면 영상이 인터넷에 계속 돌아다니는 일이 없도록 제작자는 해당 자료를 삭제하고 회수해야 한다.

송세영 선임기자(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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