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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4-01-29 13: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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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기차 시장 전망 '암울'…수요 주는데 경쟁은 더 치열
내용

입력2024.01.29. 오전 7:02  수정2024.01.29. 오전 11:58

 

테슬라 "판매 성장률 전년 대비 크게 낮아질 수 있어" 경고

수요가 생산 못 따라와…포드·폴스타, 생산량·인력 감축

딜러들 바이든에 서한…"인프라 부족하고 재고 쌓여있어" 

"올해 전기차 모델 종류 두배로 늘어날 것"…경쟁 치열

◆…미 텍사스의 테슬라 충전소 <사진 로이터>

올해 전기자동차(EV) 시장의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치열해지는 경쟁 가운데 수요까지 감소하자 전기차 업체들은 생산량과 인력 등을 줄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전기차가 험난한 시작을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전기차 판매 성장 둔화 전망, 자동차 제조업체의 계획 축소, 미국 내 딜러들의 불안 등에 이어 테슬라가 첫 달부터 비관적인 발언을 내며 전기차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

전기차 산업의 대표주자인 테슬라는 지난 25일(현지시간) 기대치를 밑도는 지난 분기 실적과 함께 올해 전망에 관해 "2024년 자동차 판매 성장률은 2023년에 달성한 성장률보다 눈에 띄게 낮아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WSJ은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내 배터리 생산에 수백억 달러를 할당하며 친환경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가 전기차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 것과 달리 전기차 수요가 생산을 따라 올 수 없을 것이라는 징후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포드는 지난 19일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고 발표했으며 미국의 대형 렌터카 회사 허츠는 전기차 차량의 3분의 1을 폐기하고 내연기관 차량으로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스웨덴의 전기자동차 스타트업 폴스타는 "도전적인 시장 상황과 2024년 생산량 기대치 감소에 대응해 세계 인력의 약 15%를 감원한다"라고 밝혔다.

조사업체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기존 자동차 시장을 앞지르며 47%가량 증가했지만, 성장률은 전년보다 둔화했다.

JD파워의 엘리자베스 크리어 전기차 분석가는 2024년 첫 3주간 자동차 소매시장의 전기차 점유율 확대 속도가 느려졌다며 미 행정부의 규제 강화로 인해 7천50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전기차종이 줄어든 것도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지난주 약 5천개 매장의 미국 자동차 딜러들은 여전히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고 전기차 재고가 쌓여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전기차 전환 정책의 속도를 줄여달라는 서한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냈다.

딜러들은 서한을 통해 "전기차의 미래에 대한 대통령의 신념을 공유한다"라면서도 "도로가 준비되기 전 이를 향해 가속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다"고 밝혔다.

세인트루이스 지역의 한 딜러는 "전기차에 대해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구매자 중 다수가 사라졌다"며 "이제 그들은 충전 시간, 배터리 수명 등에 대한 질문을 하는 안목 있는 고객들로 교체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이들을 하키하러 데려갈 때 이용하는 대형 SUV인 기아 텔루라이드나 쉐보레 타호를 전기차로 바꿀 것 같은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테슬라 외에도 중국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와 현대차, 기아차가 저렴한 전기차를 선보이면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BYD는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앞지르고 1위를 차지했으며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포드와 GM을 제치고 미국 내 전기차 판매 2위를 기록했다.

S&P글로벌모빌리티는 12월 말 미국에서 50개 이상의 전기차 모델이 판매됐으며 올해 그 수가 약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JD파워는 올해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이 소매 자동차 시장의 평균 12.4%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자동차 업계 경영진도 전기차 가격이 하락하고 선택지가 늘어나 판매 성장이 다시 회복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정수민(sumin@jose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