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4.01.30. 오후 12:21
서울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의 모습 ⓒ연합뉴스 세계 최고 수준의 산후조리원 서비스가 역설적으로 한국의 최저 출산율의 이유를 설명해준다는 외신의 분석이 나왔다. 28일(현지 시각) NYT는 최근 한국에서 출산한 후 강남의 고급 산후조리원에 입소했던 로레타 찰튼 서울지국 에디터의 경험담을 전했다. 찰튼 에디터는 자신이 겪은 강남 산후조리원의 서비스를 상세히 소개했다. 신선한 식사가 하루 3번 제공되고, 얼굴·전신 마사지 서비스를 비롯해 신생아 양육을 위한 수업도 진행된다. 찰튼 에디터는 한밤 중 수유를 한 뒤 신생아를 간호사에게 맡기고 독실로 돌아가 잠을 자는 산모의 모습을 전한 뒤 "잠은 산후조리원에서 산모들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산후조리원에서는 간호사들이 신생아를 24시간 돌보는 덕분에 산모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후조리원에 대한 수요가 워낙 높아 원하는 곳에 입소하려면 임신 사실이 확인되는 순간 예약을 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다만 찰튼 에디터는 이 같은 산후조리원 입소 비용이 최소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른다는 데 주목했다. 그는 자신이 입소했던 강남의 고급 산후조리원의 경우 얼굴·전신 마사지 등의 서비스 비용을 제외한 2주 입소 비용만 800만원이라고 전했다. 산후조리원 비용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산후조리 경비 지원을 해주지만 일부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처럼 산후조리원 이용에 큰돈을 써야 함에도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전체 양육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극히 미미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찰튼 에디터는 "한국의 출산율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인들이 출산을 꺼리는 이유는 아이를 키우는 데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NYT는 "산후조리원이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단 2주에 불과하고, 이후의 삶은 또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출산을 꺼리는 것"이라는 한국 여성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다만 NYT는 한국식 산후조리 서비스를 미국에서도 누리면 좋겠다는 한국계 미국인의 발언도 소개했다.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