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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4-01-31 14: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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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서 재미 본 美군수업체, 첨단 무기 수주는 기피
내용

 입력2024.01.31. 오후 1:48

 

미 국방부 개발 과정 비용 상승 보상하지만
개발 완료 뒤 납품은 고정 금액 계약하는 탓에 
새 프로젝트로 인한 손실 때 주가 하락 우려

[팜데일=AP/뉴시스] 미 공군의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가 2022년 12월 2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팜데일의 노스럽 그루먼 공장에서 공개되고 있다. B-21은 핵을 탑재할 수 있는 스텔스 폭격기로 미 공군이 운용 중인 B-52, B-1B, B-2를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됐으며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방안의 일환으로 운용하는 'B-1' 폭격기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B-21 전담하는 노스롭 그루먼사의 주가가 하락했다. 2024.1.31.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 군수 대기업들이 손실을 우려해 첨단 무기 개발을 회피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주 노스롭 그루먼사가 2015년부터 보잉과 록히드마틴이 맡아온 B-21 전략폭격기 1차분 생산을 전담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8% 폭락했다. 회사 가치가 45억 달러 줄어든 것이다. 

B-21 개발 사업은 보잉과 록히드마틴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심화된 공급망 혼란과 인건비 상승 등 비용이 크게 늘면서 포기한 사업이다. 

미 군수업체 경영자들이 주주들에게 고비용으로 인해 위험이 큰 사업을 추구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하고 있다. 미국과 동맹국으로부터 전투기와 미사일 방어 시스템 등 무기에 대한 수주가 늘면서다. 

노스롭 그루먼사도 F-22 전폭기를 대체하는 첨단 전투기 개발 사업은 포기했다. 

미 국방부는 신형 무기를 도입할 때 개발비를 함께 지원하는 것이 관례다. 납품 회사에 이익을 보장하고 개발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 계약을 변경해 보상하는 것이다. 

개발이 완료돼 생산 준비가 끝나면 국방부는 계약 금액을 고정한다. 이에 따라 계약 이후 증가하는 비용은 고스란히 군수업체가 감당할 몫이 된다. 

그 결과 군수업체 경영진들은 위험 대비 수익성을 따져 회사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신규 무기 개발프로젝트를 회피하게 된다. 

L3해리스 테크놀로지스의 크리스 쿠바식 CEO는 “일년 내내 버는 돈을 족족 쏟아들여야 할 판”이라면서 지난주 해군 미사일 개발 사업을 포기했다. 

미국내 매출 최대 군수업체인 록히드 마틴과 RTX사도 미 국방부의 고정 가격 계약에 따른 손실을 보고 있다. 

보잉사는 신형 재급유기, 우주 택시, 대통령 전용기를 잘못 수주해 100억 달러의 손실을 입고 있다. 보잉은 미 국방부와 신규 고정 계약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다. 

투자자들은 군수업체들의 수주가 급증하는 와중에 이익률이 감소하는 것을 걱정한다. 군수업체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2년 동안 주가가 급증했으나 올 들어 주가가 정체됐다. 주주들이 군수업체들의 대규모 무기 수주 계약에 따른 손실을 우려하기 시작한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앞으로 계약을 보다 유연하게 체결할 방침임을 밝힌다. 그러나 2023년 국방 예산에 포함된 물가상승분 충당 예산 가운데 실제 집행된 금액은 거의 없다. 이와 관련 마이크 매코드 국방부 예산책임자는 군수업체들이 비용 증가가 재료비 상승인지, 인건비 상승인지 아니면 비효율 때문인지를 제대로 밝히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일부 무기 개발 사업 응찰업체가 전혀 없거나 개발 능력이 부족한 업체들만 응찰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30년 전 함정, 전투기, 탄약 수주에 응찰하던 업체가 5~6곳이었다면 지금은 2~3곳으로 줄었다. 

노스롭 그루먼사는 지난해 B-21 전폭기 1차 인도분 생산에 따른 손실을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첫 시험비행이 이뤄진 B-21은 대당 가격이 7억5000만 달러(약 1조7억 원)이지만 첫 인도분 생산비는 이를 초과할 전망이다.
 

강영진 기자(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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