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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4-02-02 11: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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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지 새로 붙이냐"…이집트 피라미드 복원사업 논란
내용

입력2024.02.02. 오전 9:55  수정2024.02.02. 오전 9:56

 

"국제 연구진과 3년간 복원사업" 
"피사의 사탑도 곧게 세워라" 비아냥이집트 정부가 세계적 관광지인 기자(Giza) 피라미드 외벽에 화강암 블록을 뒤덮는 복원공사 영상을 공개하면서 전세계적인 논란이 일고 있다. 복원이 아닌 훼손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집트 정부는 향후 3년간 복원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무스타파 와지리(Mostafa Waziri) 이집트 최고유물위원회(SCA) 위원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기자 피라미드 복원작업 모습.[이미지출처=인스타그램]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무스타파 와지리(Mostafa Waziri) 이집트 최고유물위원회(SCA) 위원장이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기자 피라미드 복원사업 영상이 확산되면서 이집트 안팎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영상엔 피라미드의 밑부분 외벽에 화강암 블록을 설치하는 작업자들의 모습과 작업 과정을 설명하는 와지리 위원장의 모습이 들어가있다. 피라미드 외벽에는 원래 화강암 블록이 깔려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수천년의 세월이 지나가며 떨어져나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집트 SCA는 이번 공사로 화강암 블록을 재구성해 피라미드의 원형을 복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와지리 위원장은 "앞으로 국제연구팀과 협력해 3년간 복원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이 복원공사는 21세기에 이집트가 세계에 선사하는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와지 위원장은 이 복원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이집트·일본 공동 팀의 수장도 도맡고 있다. 

그러나 해당 영상이 확산되면서 오히려 피라미드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집트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피사의 사탑을 똑바로 세우는 계획은 언제 진행할거냐?"라며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피라미드에 타일 대신 벽지를 붙이는게 낫다"는 조롱섞인 반응도 나왔다. 관광수입이 국내총생산(GDP)의 10%가 넘는 이집트에서 특히 상징적인 역사적 유산인 피라미드에 손을 대는 일이라 더욱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고고학 전문가들도 정부의 무분별한 복원이 오히려 문화재를 크게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집트의 고고학자인 모니카 한나는 "이집트 정부는 이 어처구니없는 문화유산 관리를 언제 그만둘 것인가"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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