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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4-02-06 12: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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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안팔려”…수요 둔화에 니켈·리튬 가격 ‘뚝’
내용

입력2024.02.06. 오전 8:44

 

리튬 가격 1년만에 80% 빠져…니켈도 50%↓
최대 전기차 생산국 中의 수요 악화
채산성 악화에 광물 업체들 ‘가동 중단’ 선언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니켈 광석 채굴 현장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면서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핵심 광물자원의 가격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런던거래소에서 3년 만기 니켈 선물의 가격은 t당 1만5948달러로 마감했다. t당 3만달러를 넘어섰던 지난 2022년 말 대비 불과 1년만에 50%가량 떨어졌다.

영국 리서치업체 아거스미디어에 따르면 리튬의 국제 기준이 되는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2일 기준 t당 1만3700달러까지 떨어졌다. 2022년 말 대비 80% 이상 폭락한 것이다. 지난달 초 리튬 가격은 약 2년 반만에 최저치로 하락하기도 했다.

배터리 핵심 광물인 니켈과 리튬의 가격은 전기차 시장의 높은 정상세와 함께 몰려드는 광물 수요에 힘입어 빠르게 상승해왔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급까지 불안해지면서 다른 원자재들과 함께 배터리 핵심 광물 가격도 고공행진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며 상황은 반전됐다. 무엇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제조시장인 중국의 수요가 크게 줄면서 리튬과 니켈 등의 가격은 하락 반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전기차를 포함하는 중국의 신에너지차의 생산량은 지난해 전년대비 약 30% 증가했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전년대비 2.5배, 2배 급증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리 쉬에랸 마루베니 경제연구소 수석분석가는 “전기차 판매와 수출이 매년 2배씩 증가하던 중국의 폭발적인 성장은 끝났다”면서 “앞으로 성장세는 더 완만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주요국들이 수요 증가에 대비해 핵심 광물 개발 프로젝트에 뛰어들면서 생산량이 증가한 것도 가격을 끌어 내리고 있다.

미 지질조사국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리튬 생산량은 전년대비 23%, 니켈 생산량은 10% 증가했다.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의 지난해 니켈 생산량은 180만t 가량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니켈과 리튬 가격이 크게 떨어지자 광물 생산을 일부 혹은 전면 중단하는 업체들마저 생겨나고 있다. 호주 광산업체 BHP는 일시적으로 니켈 농축장치의 일부에 대한 가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고, 또다른 호주 광산업체인 코어리튬 역시 리튬 프로젝트 한 곳의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전기차 배터리용 1등급 니켈의 경우 현재 가격에서는 약 11만t, 1만5000달러로 하락할 경우 19만t의 공급이 아예 수익을 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세계적으로 생산되는 비가공 니켈의 5%가 수익을 내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손미정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