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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4-02-27 11: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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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종말 불러올 ‘둠스데이’ 빙하, 1940년대부터 빠르게 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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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4.02.27. 오전 10:57  수정2024.02.27. 오전 11:29

 

인간 활동이 해빙 가속화

‘최후의 심판일(둠스데이)’ 빙하라고 불리는 남극 스웨이츠 빙하가 1940년대부터 녹기 시작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빙 시기가 1970년대부터라고 알려진 기존 연구보다 30년 가량 앞당겨진 것으로 인간 활동으로 해빙이 빨라져 해수면 상승 등 ‘재앙적인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CNN방송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미국국립과학아카데미(National Academy of Sciences)는 스웨이츠 빙하가 녹기 전 모습을 재구성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1940년대부터 빙하가 급속하게 녹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매우 놀라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해저에서 추출한 해양 퇴적물을 분석했다. 이들은 1만2000년에 걸친 빙하의 모습을 도식화하기 위해 빙하 가장 깊숙한 곳의 퇴적물을 수집했다. 퇴적물을 분석하고 퇴적 시기 등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해빙 시기를 파악했다.

남극 스웨이츠 빙하. AP연합뉴스 
그 결과 1940년대부터 강력한 엘니뇨(수온이 올라가는 현상)에 의해 빙하가 녹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1940년대 이후로 빙하가 회복되지 못했으며 인간이 초래한 지구온난화가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웨이츠 빙하는 다 녹을 경우 지구에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는 의미에서 둠스데이 빙하라 불린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스웨이츠 빙하는 미국 플로리다주 정도의 크기로 알려져 있다. 스웨이츠 빙하가 녹을 경우 해수면이 상승해 전 세계에 재앙적인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스웨이츠 빙하는 연간 수십억t의 얼음을 바다로 흘려보내고 있다. 연구진은 스웨이츠 빙하가 해수면 상승의 4%를 차지하고 있으며 빙하가 완전히 붕괴될 시 해수면이 2ft(약 61㎝)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전했다.
 
남극의 빙상(얼음 덩어리)을 막아주는 역할도 약해질 수 있다. 스웨이츠 빙하는 ‘코르크 병마개’처럼 남극의 거대한 빙상과 물을 막는 역할을 하는데 빙하가 녹을 경우 마개가 사라져 한순간에 해수면이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웨이츠 빙하가 붕괴될 경우 막고 있던 물이 한순간에 넘쳐 해수면이 최소 10ft(약 305㎝) 상승할 수 있다는 예측 또한 나온다.
 
연구 저자이자 휴스턴대학교 부교수(지질학)인 줄리아 웰너는 이번 연구가 빙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라는 큰 맥락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웰너는 빙하가 이미 녹고 있던 와중에 극심한 엘니뇨까지 더해졌다며 “상처가 이미 난 곳이 다치면 더 아픈 것과 같은 원리”로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공동 저자인 제임스 스미스는 스웨이츠 빙하가 녹는 것을 막기 매우 어렵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 빙하가 녹고 회복한 경우가 있으나 스웨이츠 빙하는 “회복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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