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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4-03-06 02: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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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국방, '타우러스 녹취록' 유출에 "해외 접속한 장성이 실수한 탓"
내용

입력2024.03.06. 오전 12:18  수정2024.03.06. 오전 12:20

 

피스토리우스 "개인 실수로 싱가포르 호텔 전화서 내용 유출"
"통신체계 손상 아냐…동맹은 독일 향한 신뢰 잃지 않고 있다"

[AP/뉴시스] 독일 공군 고위 장교들이 장거리 미사일 타우러스로 크림대교를 공격할 수 있다고 논의한 내용의 녹취가 러시아에서 공개됐다. 사진은 한국 국방부 제공으로, 2017년 9월13일 서해안에서 타우러스 미사일이 훈련 중 비행하는 모습. 2024.03.02.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이 자국 고위 장성의 회의 녹취록이 유출된 원인으로 해외에서 접속한 한 장성의 보안 문제를 지목했다. 녹취록에는 장거리 순항 미사일 타우러스 지원 등 군사보안 사항이 대거 담겼다.

5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워싱턴포스트(WP), 타스 등 외신을 종합하면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인 실수로 인해 회의 내용이 유출됐다"고 밝혔다.

그는 "에어쇼를 방문하고 있던 한 참석자가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서 회의에 참석했다"며 유출 경로로 작전참모인 프랑크 그라페 준장의 호텔 객실 전화를 지목했다.

그라페 준장이 보안성이 높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지 않고 호텔 유선 전화로 회의에 참가하면서 정보가 샜다는 것이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이번 사건은 일회성(실수)"라면서 "우리 통신체계가 손상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동시에 "동맹국을 안심시키기 위해 대화를 나눴다"라며 "동맹국은 여전히 독일을 향한 신뢰를 여전히 잃지 않고 있다"고 수습했다.
 

[운터뤼스=AP/뉴시스] 올라프 숄츠(오른쪽) 독일 총리와 보리스 피스토리우스(왼쪽) 독일 국방장관, 메테 프레데릭센(왼쪽 두 번째) 덴마크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이 내년부터 포탄을 생산할 니더작센주 운터뤼스의 새 무기 공장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2024.02.13.

앞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매우 심각한 문제"라면서 "현재 매우 신중하고 집중적이며 매우 신속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측은 도청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내용 변형이 여부에 가능성을 열어뒀다.

녹취록의 진위를 확인한 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녹취록이 조작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지난 3일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벌이는 정보전쟁의 일부다. 이와 관련해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번 녹취는 독일의 타우러스 공급 가능성에 관한 논의가 격화되는 시점에 러시아 국영 RT를 통해 공개됐다. 매체는 러시아 보안 당국자를 통해 녹취록을 입수했다고 전했다.

숄츠 총리는 최근 타우러스 지원 시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지원 가능성을 일축했다.

약 38분 분량의 녹취는 지난달 19일 잉고 게르하르츠 독일연방 공군 참모총장과 그라페 준장, 다른 독일군 장교 2명이 화상회의로 나눈 대화를 담고 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에 타우러스 최대 50기를 보낼 것을 가정하고, 전쟁에 직접 관여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으면서 우크라이나에 표적 정보를 제공할 방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AP/뉴시스]러시아 크렘린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가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장관들과 대화하고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12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이후 각종 스캔들로 양국 관계가 악화된데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실망과 당혹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2017.03.13)

그레페 준장은 영국과 프랑스가 타우러스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운송하는 방법을 명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크름대교를 포함한 목표물에 관해서도 논의했다. 게르하르츠 참모총장이 "타우러스로 전쟁 진로를 바꾸진 못할 것"이라고 한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영국 요원도 언급됐다.

러시아 정부는 즉각 독일에 해명을 요구하며 선전에 나섰다.

대통령을 지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독일 장교가 크름반도에 있는 러시아 목표물을 공격할 계획을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도 독일 정부가 녹취 속 발언을 해명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독일 정부가 유죄를 인정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비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면적인 조사를 촉구하면서 주러시아 독일대사를 초치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독일 연방군이 독자적으로 녹취록에서 언급된 활동을 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이 같은 내용이 숄츠 총리와 독일 연방정부의 정책 기조인지가 문제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명동 기자(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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