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3.28. 오전 11:27 수정2023.03.28. 오전 11:28
러-우크라 전쟁 여파… 글로벌 자동차업체들 철수하자 반사이익
중국 항만에서 선적 대기 중인 중국 자동차/사진=블룸버그올해 중국 자동차 수출물량이 68만대를 기록하며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중국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부상했다. 현대차·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판매를 중단하자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
28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를 인용해, 올해 1~2월 중국 자동차 수출물량이 전년 동월 대비 39% 증가한 68만2000대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중 내연기관차가 62.2%, 전기차가 37.8%를 차지하는 등 전기차 비중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국가 별로는 러시아가 중국 자동차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했다. 올해 1~2월에만 중국은 러시아에 지난해 수출물량(16만2150대)의 절반에 육박하는 7만9285대를 수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70%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이후 제너럴모터스(GM)·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러시아 시장 철수 결정으로 생긴 공백을 중국 자동차 업체가 장악한 영향이다. 현대차 역시 러시아 현지 공장 가동을 중단, 러시아 공장 매각설까지 거론되고 있다. 현대차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전까지 러시아 자동차 시장 1위 업체였다.
2월 중국이 러시아에 수출한 자동차는 소형 승용차가 절반에 가까운 4만여대를 차지했으며 4륜구동(4WD) 스포츠유틸리티차(SUV)도 1059% 급증한 5702대에 달했다.
추이둥수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사무총장은 "15년 전 중국 로컬 브랜드가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을 때 판매 실적이 양호했으나 러시아가 중국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가중 징수하면서 중국 자동차가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었다"며 "2022년 이후엔 다른 국가의 자동차가 러시아에서 철수하면서 중국 자동차업체가 빠르게 공급 공백을 메웠다"고 설명했다.
중국 자동차의 러시아 수출물량은 2018년 1만8869대에서 지난해 16만2150대로 급증했으며 올해는 40~50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중국의 전기차 수출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해 1~2월 중국 전기차 수출대수는 전년 동기대비 57% 증가한 25만7000대를 기록했다. 벨기에, 영국, 스페인 등 유럽 국가가 중국 전기차의 주요 수출 상대국이다.
테슬라 중국이 지난 2월 4만479대를 수출하며 전기차 수출 1위를 기록했으며 상하이자동차가 1만6827대를 수출하며 2위를 차지했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 역시 2월 1만5000대를 수출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기자 프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