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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식2023-04-24 11: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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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중국 첫 국산항모의 굴욕... 힘자랑 나섰다 美와 수준차만 노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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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국 첫 국산항모의 굴욕... 힘자랑 나섰다 美와 수준차만 노출했다
내용

 

입력2023.04.24. 오전 12:01   수정2023.04.24. 오전 10:57

 

산둥함, 취역 4년 만에 괌 해역까지 진출해 힘자랑했지만
”스키점프 이륙 한계, 연료 보급 문제 등 약점만 노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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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들어 중국 항모의 힘자랑이 한창입니다. 첫 국산 항모인 산둥함이 4월8일부터 4월10일까지 대만 동쪽 370㎞ 해상에서 대만 포위 공격 훈련을 했죠.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에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회동하고 돌아온 직후였습니다.

훈련이 끝나자 이번에는 동남쪽으로 기수를 틀었어요. 괌 서쪽 710㎞ 해상까지 진출해 1주일간 140회에 걸쳐 J-15 함재기 이착륙 훈련을 했습니다. 유사시 대만을 지원하는 길목을 차단하는 훈련을 한 거죠. 중국 관영 매체들은 “산둥함이 원거리 종합작전 능력을 업그레이드했다” “대만은 이제 독 안에 든 쥐”라며 대대적인 선전을 했습니다.
 

4월10일 오키나와 남쪽 서태평양 해상에서 훈련 중인 중국 항모 산둥함에서 함재기 J-15가 이륙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

부실 논란 속 서태평양서 첫 훈련



여기에 대해 미국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에요. 대만 포위 훈련 당시 산둥함과 370㎞ 거리를 유지하며 훈련을 지켜본 니미츠함 항모전단은 훈련이 끝나자 정반대인 서쪽으로 항해해 남중국해로 들어갔습니다. 산둥함 감시는 일본 해상 자위대에 맡겼죠.

취역 후 4년 만에 서태평양으로 나온 산둥함이 ‘기초체력훈련’을 하는 모습을 지켜볼 이유가 없다는 뜻이겠죠.
 

2021년6월 조선소에 입항한 산둥함 갑판 위에 구멍이 숭숭 나 있는 모습(붉은 원 안)이 위성사진에 찍혔다. /시노디펜스포럼
중국의 두 번째 항모인 산둥함은 2019년 취역 이후 한 번도 서태평양에 진출하지 않아 성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2021년 6월에는 조선소에 들어간 산둥함 항모 갑판에 구멍이 숭숭 난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돼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된 적도 있죠.

산둥함은 이런 의혹을 해소하려는 듯 단번에 괌 서쪽까지 진출해 야간 함재기 이착륙 등 고난도의 훈련을 소화했습니다. 본국에서 2000㎞ 이상 떨어진 원양까지 진출해 작전할 능력을 갖췄다는 점을 입증해 보이고 싶었겠죠.
 

니미츠 항모는 상대도 안해



미국이 산둥함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옛소련 항모를 베껴 만든 이 항모는 성능과 전투력 측면에서 미 항모전단의 상대가 아니라는 거죠.

중국은 2012년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온 옛소련 바랴그 항모를 개조해 첫 항모 랴오닝함을 취역시켰습니다. 산둥함은 이때 배운 항모 건조 기술을 바탕으로 자체 설계해 제작한 첫 국산항모예요.
 

중국 산둥함(붉은색)과 미국 니미츠함의 4월 초중순 이동 경로. 니미츠함은 산둥함의 대만 포위 훈련만 지켜본 후 남중국해로 빠져 나갔다. 자료=웨이보 牧星观海天
산둥함은 외관은 랴오닝함과 비슷하지만, 갑판 위 함교(아일랜드)를 대폭 줄여 전투기 탑재 대수를 대폭 늘렸습니다. 또 갑판 아래도 함재기 적재 공간을 설치하는 등 서방식 설계를 도입했어요. 랴오닝함은 J-15 24대가 올라가는데, 산둥함은 36대를 실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뱃머리 부분을 12도가량 들어 올려 함재기를 이륙시키는 스키점프대가 그대로 남았고, 항모 동력도 핵 추진 방식이 아니라 디젤 엔진을 사용해요. 옛소련식 스키점프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함재기 이륙 중량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활주로가 짧은 항모에서 스키점프대에만 의지해 이륙하려면 기체가 가벼워야 하죠. 무장이나 적재 연료를 줄여야 하고, 덩치 큰 조기 경보기나 전자전기 등도 탑재가 어렵습니다.
 

출격회수, 미 항모의 6분의 1



미국 항모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증기나 전자기를 이용해 시속 250㎞ 이상으로 급가속하는 캐터펄트(catapult·발사기)를 사용해요. 그 덕분에 남중국해에 순환 배치되는 레이건함은 함재기 최대 이륙 중량이 45t에 이릅니다. 반면 산둥함 함재기의 최대 이륙 중량은 28t 정도에요. 연료와 무장이 줄면 작전 반경이 짧아지고 전투력도 떨어집니다.

항모 전투력을 가늠하는 척도인 소티(sortie·출격회수)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어요. 산둥함은 이번에 하루 평균 20회 정도 전투기를 출격시켰다고 해요. 니미츠함의 하루 평균 출격 회수가 120회 정도인 데 비하면 6분의 1입니다. 거의 초등학생과 대학생 수준의 격차라고 볼 수 있어요.
 

산둥함 스키점프대를 통해 이륙하는 J-15 전투기. /중국 해군
재래식 동력도 문제입니다. 산둥함은 자체 연료로 항해할 수 있는 기간이 15일 정도에 불과해요. 오가는 데 들어가는 연료량을 감안하면 실제 작전 기간은 7일 전후입니다. 반면, 미국의 핵 추진 항모는 이론적으로 수년 동안 연료 보급 없이 항해할 수 있죠.

그래서 중국 항모는 항모 전단 뒤에 보급함이 따라다닙니다. 랴오닝호는 작년 12월 괌 해역 훈련을 할 때 보급함으로부터 네 번 기름을 보급받았다고 해요.
 

“발전 속도 빨라...푸젠함은 경계 대상”



황수광 전 대만군 참모총장이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해요. 중국 항모가 작전 해역에 도달하기 전에 미사일 고속정 등을 이용해 보급함을 격침하면 항모 작전 능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산둥함으로서는 나름 열심히 힘자랑 했는데, 약점만 고스란히 노출한 꼴이 됐어요.

이런 여러 한계에도 미국은 중국의 항모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 대해 긴장합니다. 작년 6월 진수한 세 번째 항모 푸젠함은 미국 포드급 항모에 장착하는 전자식 캐터펄트를 장착했다고 하죠. 아직 성능이 검증되지 않았지만 제대로 작동한다면 미군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중국 항모가 제대로 된 작전 능력을 갖추고, 핵 추진 항모까지 개발하는 데는 대략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어요.
 

중국 산둥함 항모(오른쪽)와 종합보급함 차간후함(가운데). 차간후함은 산둥함 항모전단의 괌 해역 훈련에 동행해 연료 보급을 맡았다. /중국 해군
중국 군사 전문가들은 이런 격차를 인정하면서도 근해에서는 중국 항모가 미국에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육상 기지에서 발진하는 조기경보기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항모 킬러 미사일까지 동원하면 충분히 미국 항모전단을 견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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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식 동북아연구소장 find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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