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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4-03-22 10: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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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막대한 자금 투입에도 반도체 아시아 지배력 못 바꿔"
내용

입력2024.03.22. 오전 10:30

 

"美, 390억달러 투자해 반도체 공급망 리쇼어링 추진"

NYT, 온세미 칩 공급망 예로 들며 “아시아 분리 어려워”

“美도 반도체 공급망의 일부…자급자족 계획은 비현실적”

◆…지난 20일 미 애리조나주의 인텔 오코틸로 캠퍼스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사진 로이터>

미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공급망을 본토로 가져오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등 한국, 대만에 집중된 공급망 생태계를 재편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단기간 내 이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행정부가 390억달러(약 51조9천억원)를 투입하면서 기업들이 미국에 더 많은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라면서도 "칩 제조의 과정은 칩 시장을 지배하는 아시아 지역과의 분리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라고 전했다.

초기 반도체는 미국에서 발명됐지만 1960년대 후반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모색하면서 공급망의 일부가 해외로 이전되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는 정부의 보조금을 바탕으로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칩을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세계 공급망의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반면 업계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제조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37%에서 현재 12%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미국은 공급망을 되찾고 이에 대한 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같은날 바이든 행정부는 미 기업 인텔에 195억달러(약26조원) 규모의 보조금과 대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NYT는 다른 국가들 또한 반도체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세계 공급망 상황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디스의 아날리틱스는 보고서를 통해 향후 반도체와 전자제품 생산은 아시아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보스턴 소재 컨성팅그룹과 반도체산업협회(SIA)가 실시한 2020년 연구에 따르면 500억달러(약 66조6천억원)를 투자할 경우 2030년 미국의 생산 점유율이 13~14%로 소폭 증가하는 반면 자금 투입이 없으면 미국의 점유율은 10%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NYT는 전기자동차(EV) 전력 반도체 기업 온세미의 공급망을 예로 들며 반도체 공급망에 있어 아시아를 배제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세미의 반도체는 노르웨이, 독일, 대만에서 가져온 실리콘과 탄소의 분말을 사용해 미국 뉴햄프셔 공장에서 공정을 시작한다. 이는 체코 공장으로 보내져 미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산 특수 기계를 통해 얇은 웨이퍼로 만들어지는 2차 공정을 거친다.

이후 한국의 공장으로 운송돼 3차 공정을 거친 웨이퍼는 절단 및 마무리 작업을 위해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공장으로 이동한다. 그렇게 생산된 제품은 중국과 싱가포르의 글로벌 유통센터를 거쳐 현대차, BMW 등 아시아와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로 보내진다.

미국 기업인 온세미는 미국 투자를 검토하고 있지만 동시에 체코 및 한국에서 20억달러 규모의 확장도 고려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시장조사 업체 레실링크의 빈디야 바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미국)가 어떻게든 자급자족할 수 있다는 생각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 글로벌 공급망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SIA는 연구 결과, 미국의 반도체 자급자족을 위한 공급망 구축에는 1조달러 이상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이러한 공정을 통해 생산된 제품의 가격 또한 급격하게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정수민(sumin@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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