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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4-03-26 11: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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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빚 몰랐다" 오타니 회견에 日 들썩…미즈하라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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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4.03.26. 오전 9:23  수정2024.03.26. 오전 9:25

 

오타니, 기자회견에서 의혹 전면 부인
日 미즈하라 학력 위조·도박 연루 경위 보도 쏟아져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일본 출신 야구 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26일(한국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도박 스캔들 연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무엇보다 미즈하라가 오타니를 속였고 오타니 계좌까지 손을 댔다고 주장하면서 일본 언론은 일제히 미즈하라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26일(한국시간) 아사히신문 등 주요 언론은 이날 오전 6시 45분부터 열린 오타니의 공식 기자회견에 대한 내용을 일제히 속보로 보도했다. 오타니는 "나 자신도 믿었던 사람의 잘못으로 슬프고 충격적인 심정"이라고 운을 뗐다.
 

[이미지출처=UPI연합뉴스]

그러면서 "본인은 스포츠 이벤트에 베팅하거나, 이를 부탁한 적도 없고, 송금을 의뢰한 적도 없다"며 "그가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도 며칠 전까지 몰랐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가 내 계좌에서 돈을 훔치고 모두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내 계좌에 마음대로 접속해 북메이커에게 송금했다는 사실을 직접 밝혔다"고 설명하며 연루설을 전면 부인했다.

일본 언론은 오타니가 회견 초반에 미즈하라와 분명히 선을 긋듯 삼인칭인 '그(카레·彼)'라고 지칭했다가, 중간부터 다시 미즈하라의 이름에 존칭을 붙인 '잇페이상(씨)'로 부르는 등 혼란스러워 보이는 모습에 주목했다. 일본 방송사 FNN은 "회견에서는 미즈하라에 대한 호칭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도박 빚 450만달러를 갚아주기 위해 도박업자에게 직접 송금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도 "모두 거짓"이라며 "심지어 지난 주말 법률 대리인에게 내가 도박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언론의 취재 전화가 왔을 때 잇페이씨는 이런 의뢰가 들어왔다는 것을 나에게 알리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알게 된 것은 한국 개막전 이후였다고 주장했다. 오타니는 "당시 나에겐 통역도 없었고, (미즈하라가) 영어로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완전히 이해하지도 못했고, 왠지 모를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즈하라가 호텔에서 둘이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해 처음 이야기를 나눴고, 거액의 빚이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미즈하라가 도박 중독자인 것도, 빚이 있는 것도 몰랐다. 나는 동의도 안 했고 송금도 허락 안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회견은 약 11분간 진행됐다. 오타니는 회견을 마치며 "솔직히 충격이라기보다는, 그 이상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각으로 일주일을 지내왔다. (심경은) 지금 말로 다 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타니 쇼헤이의 옆에서 통역 중인 미즈하라 잇페이. [이미지출처=UPI연합뉴스]

이날 공식 회견 전까지 일본에서도 오타니에 대한 여러 추측성 기사가 나왔던 만큼, 일본 언론은 미즈하라를 일제히 질타했다. 산케이신문은 "미즈하라의 출신 학교나 통역 경력에 대한 정보 일부가 부정확해 의문이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온라인 매체는 카지노 전문가 등의 인터뷰를 인용해 "미즈하라가 2021년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포커를 즐겼다"며 "포커는 불법 도박의 관문과도 같은 곳이다. 대기시간이 길고 다른 사람과 대화가 자주 오가기 때문에 미즈하라에게 다가오는 무리가 많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간문춘은 아예 미즈하라의 학력 위조 의혹에 대한 기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주간문춘은 "미즈하라의 프로필에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대 졸업이라고 나와 있지만, 직접 확인한 결과 그런 사람이 대학에 다녔다는 기록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받았다"며 "앞으로의 진상규명이 기다려진다"고 꼬집었다.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일본 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에 있던 시절부터 인연을 맺고, 오타니가 2018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전담 통역사로 활동했다. 그러나 그가 불법 도박에 손을 대고 이 과정에서 오타니의 자금까지 절도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저스는 지난 21일 그를 해고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