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명문대들이 등록금 수입 절반 이상을 외국 학생들에게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들의 해외 유학생 의존도가 커지면서 해외 경제 상황이나 영국의 이주 정책 변화에 대학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경고음도 영국 내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일간 더타임스는 25일(현지 시간) 영국 명문대 연합인 러셀 그룹이 2021∼2022학년도외국 유학생들로부터 거둬들인 등록금 수입 비중은 57%로, 2016∼2017학년도 49%에서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글래스고대학이 81%로 가장 놓은 수준이며 런던 임페리얼칼리지는 78%, 런던정치경제대학은 77%,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은 76%에 달한다.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옥스퍼드대는 63%, 케임브리지대는 60%다.
대학들은 10년 가까이 영국 학생들의 등록금이 동결된 만큼 외국 유학생 유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연구 보조금이나 기업 합작 등이 있기는 하지만 대학 수입은 대부분 학생이 내는 등록금에서 나온다.
이 같은 대학의 해외 유학생 의존이 높아지는 추세는 해외 경제 상황이나 영국의 이주 정책 변화에 대학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2년 1월 기준으로 영국 내 외국 유학생 수를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약 10만 명으로 가장 많고 인도가 8만7000명, 기타 아시아가 6만7000명, 나이지리아 3만3000명, 유럽연합(EU)이 3만1000명이다. 나이지리아는 경제 위기로 인해 최근 유학생 수가 급감하고 있다.
또 영국은 해외 이주민 수를 줄이기 위해 유학생의 가족 동반 기준을 강화했으며, 최근에는 유학생이 졸업 후 2∼3년간 일할 수 있게 허용하는 비자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팀 브래드쇼 러셀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해외 유학생 급감이 대학들을 불안정하게 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지역사회 경제나 영국 연구 활동 감소 등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