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는 지난달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경기인 ‘슈퍼볼’(프로풋볼리그 결승전) 때 30초에 700만 달러로 책정된 광고를 6개나 집행했다. 시장조사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슈퍼볼 당일 테무 홈페이지 방문자는 전날보다 25% 증가한 820만명에 달했다. 반면 아마존 방문자는 5% 감소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의 투자는 이용자 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시장분석업체 센서타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미국에서 테무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5140만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시장 진출 1년4개월 만에 이룬 성장이다. 쉬인도 같은 기간 이용자 수가 2090만명에서 2600만명으로 24.4% 늘었다. 반면 아마존은 6960만명에서 6700만명으로 260만명 줄었다.
쉬인과 테무의 약진은 미국 소매·제조업체들에게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미국의 섬유 제조업체 밀리켄앤컴퍼니는 지난해 가을에 공장 2곳을 폐쇄하고 직원 수백명을 해고했다. 테무와 쉬인의 저가 물량 공세를 당할 수 없었다고 한다. 자전거업계 무역단체 ‘피플포바이크’의 정책위원 맷 무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백개의 새로운 전기자전거 브랜드가 아시아에서 직접 미국으로 들어와 미국의 기존 자전거 소매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내 매출이 점차 외국 온라인 판매자에게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미 의회는 쉬인·테무를 정조준한 규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얼 블루머나워 민주당 하원의원은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대한 ‘최소 허용 기준(De minimis)’ 제외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미국은 국가 간 전자상거래 상품 중 800달러 미만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나 세금, 수수료 등을 부과하지 않는데 쉬인과 테무가 이런 허점을 노려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 하원의 미·중 전략경쟁특위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소형 패키지의 30%가 쉬인과 테무에서 주문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마이크 갤러거 특위 위원장은 “2023회계연도에 전년보다 53% 늘어난 10억5000만개의 물품이 최소 허용 기준 제도에 따라 면세로 미국에 반입됐다”며 “의회가 긴급한 조처를 하지 않는 한 미국 소매업체들은 사업과 일자리를 중국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도 “테무는 관세를 피하고 값싼 제품을 미국에 홍수처럼 보내기 위해 허점을 이용하는 많은 중국 기업 중 하나”라며 “우리는 이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 의회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의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이나 이를 취급한 기업의 모든 제품에 대해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데, 쉬인이나 테무는 이를 검증할 적절한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전웅빈 특파원(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