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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4-04-01 13: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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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시급 2만 7천원 파격 인상에…"제품 가격 올릴 것" 美 업주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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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4.03.31. 오후 8:49  수정2024.04.01. 오전 8:09

 

작년 시급 15.5달러보다 30% 올려
당국 "많은 종사자 가족부양 성인인 점 고려"미국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살고 있는 주(州)인 캘리포니아주가 요식업 최저 시급으로 큰 도전을 시작한다. 4월1일부터 패스트푸드 업계 최저시급을  20달러(약 2만7000원)로 올리는 것이다. 

31일(현지시간) AP통신은 캘리포니아주가 4월1일부터 패스트푸드 업계 피고용자들의 최저시급을 20달러로 인상하며, 이는 지난해 최저시급 15.50달러에서 30% 상승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시급 인상 대상 사업장은 미국 전역에 사업장을 최소 60곳 보유한 패스트푸드 체인점 등이다. 여기에는 햄버거, 피자 등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외에도 커피, 아이스크림, 도넛을 비롯해 음료나 사탕 등을 판매하는 업소도 해당한다. 이로 인해 캘리포니아 내에 약 3만개 레스토랑, 총 55만7000명의 패스트푸드점 직원이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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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이미지출처=픽사베이]

이번 최저시급 인상은 캘리포니아주 정부의 패스트푸드 업계 감독에 따른 조치다. 당국은 패스트푸드점 노동자 대다수가 용돈을 버는 청소년이 아니라 가족 부양을 위해 일하는 성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대폭 인상을 결정했다. 2022년 패스트푸드 업계를 감독할 권한을 부여받은 해당 위원회는 최저임금을 22달러까지 인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고용주들은 격렬히 반발했으나 결국 노동계, 경영계, 정부의 삼자 간 합의가 이뤄졌다.

노동계 "환영" vs 업주 "폐업 위기·비용 소비자 전가"

이들은 2024년 4월 이후 최저시급을 20달러로 정하고 2025년부터는 최저임금 연간 인상 폭을 제한하기로 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반응은 노동자와 고용주의 입장이 확연히 대조된다. 노동자들은 고물가로 악명 높은 캘리포니아에서 살아가는 여건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2019년에 미국에 온 이민자 잉그리드 빌로리오는 "좀 더 빨리 최저임금이 인상됐더라면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그렇게 많이 찾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사용자들은 인건비 급등으로 인해 업체가 아예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고 걱정한다. 또 임금 인상이 결국 고용 감축이나 제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노동자와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패스트푸드점 매장 10개를 운영하는 알렉스 존슨은 "최저시급 인상으로 매년 47만 달러(약 6억3000만원)를 지출해야 한다"라며 "이 때문에 제품 가격을 5~15%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캘리포니아에 새로운 매장을 열거나 신규 고용을 할 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학계에서는 캘리포니아주의 기존 사례에서 볼 때 최저시급 인상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은 관측되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마이클 라이히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 노동경제학 교수는 "고용감축 효과가 거의 없다는 데 놀랐다"면서 "효과가 있다면 고용에 긍정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 시행 전부터 이미 진통은 시작됐다. 일부 프랜차이즈 식당 등이 대규모 해고에 나선 것이다. 피자헛의 경우, 사내 배달 차량을 없애 이로 인해 약 1200명의 배달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또 근무 시간을 단축하거나 신규 고용을 동결하는 것은 물론 직원 유급 휴가나 브레이크타임(휴식 시간) 등 복지 혜택을 폐지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업주 입장에서 가장 쉽게 늘어난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방법은 메뉴 가격 인상이다. 캘리포니아주의 패스트푸드점 가격은 최근 연간 8%씩 올랐는데,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앞으로 8~10%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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