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4.04.09. 오후 1:47 수정2024.04.09. 오후 1:49
자포리자 원전을 관리하는 러시아 당국은 이날 텔레그램에서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원전 공격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 원전 상공에서 가미카제(자폭) 드론이 격추됐으며 6호기 지붕에 잔해가 떨어졌다"고 밝혔다. 자포리자 원전 관계자는 타스 통신에 "이날 공격으로 안전이 위협받지는 않았다"며 "방사선 수치는 변하지 않았고 다친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에 상황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전날에도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원전의 화물 하역장, 구내식당, 6호기 지붕 등에 세 차례에 걸쳐 드론으로 공격해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미국과 서방 위성국가들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는 범죄 행동으로 사실상 핵 테러의 길에 들어섰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제사회와 IAEA를 비롯한 국제기구들은 우크라이나가 핵 시설에 대한 테러 공격을 수행할 능력을 박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핵 시설 공격에 책임 있는 자들을 끝까지 찾아서 기소하겠다면서 IAEA에 공개적이고 진실한 대응을 요구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우크라이나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원전 공격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빈 주재 러시아 측 국제기구 상임대표인 미하일 울랴노프는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원전 공격과 도발에 대해 IAEA 이사회에 긴급 이사회 소집을 요청했다"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발표한 원전 사고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공격 사실을 부인하며 러시아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울랴노프 대표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핵 시설을 공격한 적이 없으며 그럴 의도도 없다"고 강조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자포리자 원전이 전날 드론 공격을 받고 "핵사고에 매우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유럽 최대 규모 원자력 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러시아의 통제를 받고 있다. 원전을 구성하는 6기의 원자로는 현재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자포리자 원전 원자로 6호기[에네르고아톰 제공] 연합뉴스 강현철 기자(hckang@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