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지정학적 리스크 겹치면서
금 수요 늘어...매달 2억 달러 판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코스트코가 1.5달러짜리 핫도그·탄산음료 세트, 마요네즈 등 식료품 뿐만 아니라 골드바를 지난해 10월부터 팔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미국의 다국적 금융 서비스 기업 웰스파고 데이터를 인용, 현재 코스트코는 매달 최대 2억 달러어치의 금과 은을 판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트코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골드바는 1온스 24캐럿 짜리다. 캐럿(Karat)은 골드바의 순금 함량을 나타내는 단위로, 24캐럿은 99.9%의 순금 함량을 의미한다.
골드바는 코스트코 회원만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시장 시세에 따라 달라진다. 앞서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고객들이 골드바를 한 한 개당 약 2000달러(약 273만원)에 구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골드바 러시의 배경엔 여전히 높은 미국 인플레이션이 자리 잡고 있다. 금값은 실질금리(10년 만기 국고채금리-기대인플레이션)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은 다소 늦어지고 있어 실질금리가 낮게 유지되고 있다.
중국, 인도 등 중앙은행이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고 금 보유량을 꾸준히 늘린 것도 금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 중 하나다. 여기에 이란의 보복 가능성 등 중동 전쟁 확전 우려, 올해 ‘슈퍼 선거의 해’ 도래 등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갈수록 고조되는 것도 금 수요를 부채질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이날 국제 거래소에 따르면 금 선물(6월물) 가격은 장중 1트로이온스(약 31.10g)당 239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레딧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골드바 구매 팁을 공유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골드바가 매진되기 전에 이를 구매하는 방법에 대해 서로 조언을 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코스트코 웹사이트를 통한 온라인 구매도 성행하고 있다.
동네매장 격인 코스트코에서 골드바를 살 수 있다는 편리함도 골드바 러시를 부추기고 있다. 아다티아 씨는 “처음 금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에게 코스트코는 친숙함과 편리함을 제공한다”며 “사람들은 계좌를 개설하고 금 주식을 사는 대신 직접 들어가서 금을 집어 들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귀금속류는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금을 구매할 때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이 기관은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귀금속 가격도 수요가 증가하면 상승한다”며 “일반적으로 귀금속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판매자”라고 밝혔다. 블루칩 데일리 트렌드 리포트의 수석 기술 전략가인 래리 텐타렐리는 “일반인의 경우 자산의 3~5%를 금에 투자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