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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 뉴스2024-04-19 12: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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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매출 여성 농사꾼 변신한 상하이 복단대 출신 이소임 씨
내용

 

유영규 기자 작성 2024.04.19 07:42
 


▲ 작물 관리하는 이소임 씨

 

원래 꿈은 마케팅 전문가였습니다. 국내에서 대학을 마치고 중국 상하이의 푸단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 석사까지 마쳤습니다. 그러나 2021년 친구와 함께 구상한 '농촌 워킹홀리데이 플랫폼사업'이 한국관광공사의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이 사업은 20∼30대 도시 여행객이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서 단기간 일하며 용돈을 벌 수 있게 해주는 프로젝트입니다. 농촌 체험을 위한 콘텐츠 개발을 위해 시장조사를 하던 중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스마트팜을 활용하면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어물어 귀농을 희망하는 청년에게 스마트팜 재배 기술을 가르쳐주는 기관인 '더 하우스 아침에 딸기'를 찾아가 장기 교육을 신청했습니다. '2024 와이팜 엑스포(Y-FARM EXPO)'에서 청년농업인 대상을 받은 이소임(31) 씨의 귀농기는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농사를 짓고 살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스스로에게도 놀라운 변신이었습니다.

 

도시에서 곱디곱게만 자라온 왜소한 체구의 젊은 여성인지라 주변에서도 '잘 해낼까'하는 의심스러운 시선이 적지 않았습니다. '석사까지 잘 마쳤는데 갑자기 농사라니….' 부모님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씨는 마음을 더 다부지게 먹었습니다. 생면부지의 농사, 그것도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팜인 만큼 바닥부터 철저히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스마트팜은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 축사 등에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최적의 작물 및 가축 생육환경을 유지하는 농장을 말합니다. '더 하우스 아침에 딸기'에서 770시간에 걸친 교육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이수했습니다. 80시간짜리의 스마트팜 환경제어 프로그램, 416시간의 김제시 현장 교육, 스마트팜 입문 교육 및 실습교육 등도 두루 거쳤습니다. 그렇게 받은 교육이 총 3천296시간, 하루 8시간으로 계산하면 꼬박 274일이나 됩니다.

 

스마트팜 운영에 필요한 지게차 운전 등 웬만한 기능성 자격증들을 모조리 땄습니다. 전문 강사가 모르는 것을 대신 설명해줄 정도로 철저한 이론과 실습으로 무장한 그에게 농사는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임대받은 1천620㎡의 스마트팜에 작년 9월 가지를 심었습니다. 그 순간을 이 씨는 "자신에게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습니다.

 

편견을 딛고, 끊임없는 교육을 통해 드디어 농부의 길에 접어든 자신이 뿌듯했습니다. 가지를 선택한 것은 다른 작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배하기가 까다로운 탓에 경쟁이 덜 치열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여름에 노지에서 재배하는 것보다 가격이 4배 이상 높아 수익성이 뛰어난 품목입니다. 베테랑들도 어려워하는 작목이었기에 무모한 도전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그가 생산한 가지는 공판장에서 항상 경매가격 1∼2위를 차지했고 여러 식품 가공업체에도 납품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았습니다.

 

지난 달까지 5개월여 동안 무려 20톤을 생산해 1억600여만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가지의 특성상 7월까지 계속 수확할 수 있어 총매출은 1억5천만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씨는 "솔직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첫 농사치고는 만족스럽다. 이제는 제법 농부가 된 것 같고,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습니다. 이미지 확대하기 이 씨는 하반기에는 김제시의 '임대형 스마트팜'으로 일터를 옮기려고 합니다.

 

대상자로 선정되면 3천600㎡의 스마트팜을 빌려 3년간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3년 뒤에는 여기서 올린 수익을 모아 자신의 스마트팜을 만들 생각입니다. 이미 이를 위해 3천600㎡의 땅을 사놓았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유학 경험을 살려 국내 스마트팜에서 생산된 고품질 농산물을 중국에 수출하고 농자재를 수출입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이 씨는 "3천600㎡ 규모의 스마트팜을 지으려면 최소한 6억∼8억 원은 필요하다. 열심히 일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며 웃었습니다. 이 씨는 자신과 같은 젊은 여성들에게도 스마트팜 농사를 권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경험에 의존했던 기존의 농사와 달리 스마트팜은 열심히 교육받으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고 기계화가 잘 돼 있어 여성도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지원이 많아 초기 자본 없이도 뛰어들 수 있는 데다 생각보다 영농에 드는 시간이 많지 않아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이 가능한 것도 큰 장점입니다.

 

기후와 관계없이 원하는 작목을 재배할 수 있고 수입도 어지간한 회사원보다 낫습니다. 이 씨는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농사를 짓기 때문에 바쁜 철이 아니면 이틀에 하루 정도 일하면 될 정도로 시간이 많고 틀에 박힌 직장생활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스마트팜을 선택하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이소임 씨 제공, 연합뉴스)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616983&plink=ORI&cooper=NAVER&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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