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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4-05-07 12: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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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는 왜 라파에 집착하나···국제사회 반대에도 ‘마이웨이’ 까닭은?
내용

 

입력2024.05.07. 오전 10:59

 

국제사회 ‘대재앙’ 경고했지만…결국 공격 강행
이스라엘군 “라파는 하마스 마지막 거점” 주장
‘군사 명분’ 외 네타냐후 ‘정치적 계산’ 깔려
휴전 협상·공격 포기 시 연정 붕괴 가능성
‘대대적 반전 여론’ 직면 바이든 선택은?

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후의 피란처’로 불리는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후의 피란처’로 불리는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후의 피란처’인 라파에서 결국 지상작전을 공식화했다. 이스라엘의 최대 지원국인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대재앙’을 경고하는 상황에서도 ‘마이웨이’ 식 행보를 굳힌 것이다. 전날 라파 군사작전을 만장일치로 승인한 이스라엘 전시 내각은 라파 동부지역에 민간인 대피령을 내리는 한편 이곳에 대규모 공습을 퍼붓고 탱크까지 진입시키며 작전 시작을 알렸다.

이스라엘은 라파가 하마스의 “마지막 주요 거점”인 만큼 작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 전역에서 하마스 24개 대대 가운데 18개 대대를 해체했으나, 여전히 4개 대대가 라파에 남아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상군 파견 없이 공습만으로는 민간인 사이에 숨어든 하마스 세력을 제거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이 지상군 투입을 주장하는 이유다.

이집트와 국경을 접한 라파에는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피해 가자지구 전역에서 피란을 온 민간인 140만명이 몰려 있다. 라파는 이집트 국경을 통해 국제사회가 보내는 구호품이 가자지구 전역으로 전달되는 주요 관문이기도 하다. 국제사회는 이곳에서 지상전이 시작될 경우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라파 동부지역 민간인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6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재차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라파 동부지역 민간인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6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재차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극단으로 치닫는 네타냐후 ‘마이웨이’…국익보다 권력 유지?



이런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이 공격을 강행하는 데는 ‘군사적 명분’ 외에도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은 “네타냐후가 라파 공격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그의 연립정부가 붕괴될 위험이 크다”며 “(라파 공격은) 네타냐후에게 정치적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짚었다.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안에 서명하고 라파 공격을 철회할 경우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극우 정당의 반발과 이탈로 연정이 붕괴하고 총리가 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당장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 등 연정 내 대표적 극우 인사들은 라파 공격을 철회하는 것은 “이스라엘군이 백기를 들고 하마스에 승리를 안겨주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 연정은 120석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에서 64석을 차지하고 있다. 5명만 이탈해도 연정이 무너지고 3개월 이내 선거를 치러야 한다. 2022년 총선에서 32석을 얻은 집권 리쿠드당은 5개 군소정당과 손잡고 정부를 출범시켰는데, 네타냐후 총리는 13석을 확보한 극우정당들에게 이번 전쟁 내내 휘둘려 왔다.

‘가자지구 재점령’ 등 극단적 주장을 하고 있는 극우 인사들은 주요 국면 때마다 연정에서 탈퇴할 수 있다며 총리를 압박해 왔다. 이 때문에 인질 가족들을 비롯해 휴전 협상을 요구하는 이스라엘 시민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국익’보다 ‘권력 유지’에 더 관심이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휴전은 네타냐후 정치생명을, 전쟁 지속은 바이든의 정치생명 끝낼 것”



전면적인 지상전이 시작될 경우 내부적으로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 생명은 연장될 수 있을지언정 이스라엘의 국제적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라파 공격에 반대하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도 악화될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연합뉴스

반면 미국이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결국엔 네타냐후 총리의 손을 들어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네타냐후 총리와 주요 사안마다 대립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여왔으나, 그러면서도 군사적·외교적 지원은 계속해 왔다.

다만 민간인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 지원을 계속한다면 미국 내 확산하고 있는 반전 여론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악재가 될 수 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의 수석 정치분석가인 마르완 비샤라는 “휴전은 네타냐후의 정치 생명을 끝낼 수 있지만, 전쟁 지속은 바이든의 정치 생명을 끝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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