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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4-19 11: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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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천명관 '고래' 부커상 최종후보 올라…한국문학 2년 연속 쾌거
내용

 

입력2023.04.18. 오후 7:53   수정2023.04.18. 오후 7:54

 

천명관 작가의 『고래』(문학동네)가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숏리스트)에 올랐다. 지난해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가 최종 후보에 오른 후 한국 문학이 2년 연속 국제무대에서 올린 쾌거다.
 

천명관 작가. 연합뉴스부커재단은 18일(현지시간) 『고래』를 포함한 최종 후보작 6편을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2023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레일라 슬리마니는 18일 숏리스트 수상작 중 두 번째로 『고래』를 호명하며 "한 번도 이렇게 전개되는 플롯을 읽어본 적이 없을 것"이라며 "등장인물들은 착하지 않지만 저항할 수 없을 만큼(irresistible) 매력적이고 결말은 매우 감동적이다"라고 평했다.

이에 앞서 부커 재단은 『고래』를 롱리스트에 선정하면서는 "한국의 풍경과 역사를 탐험하는 모험적 소설", "문학의 폭동"(riot of a book)이라고 평했다. "인물들은 어리석지만 현명하고, 끔찍하지만 사랑스럽다"며 입체적인 인간 군상이 잘 표현된 작품이라고도 설명했다.

천명관 장편 『고래』 (문학동네)
2004년 1쇄를 찍은 『고래』는 주인공 금복이 가출한 산골 소녀에서 기업가로 성공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일대기와 주변 인물들의 굴곡진 삶을 다룬 소설이다. 2004년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았고 10만 부가 넘게 팔렸다.

『고래』는 흔히 '마술적 사실주의'라는 수식어로 설명됐다. 당대의 사회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면서도 곳곳에 비현실적인 서사, 즉 마술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의 근현대 사회를 배경으로 한 많은 삶을 살아야 했던 여인들을 다루지만 동시에 코끼리와 대화를 나누는 '춘희', 자유자재로 꿀벌을 조종하는 벌치기 '애꾸' 등 동화에서나 나올법한 인물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천명관 작가는 골프 가게 점원, 보험 외판원 등을 하며 20대를 보냈다. 서른이 넘어서는 시나리오를 쓰며 감독 데뷔를 꿈꿨다. 마흔 살에 처음 쓴 단편 소설 '프랭크와 나'가 2003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지난해에는 누아르 영화 '뜨거운 피'로 감독 데뷔를 했다.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린다. 2005년 신설된 인터내셔널 부문은 비영어권 작가들의 영어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작가와 번역가가 상금 5만 파운드(약 8186만원)를 절반씩 나눠 갖는다. 최종후보(숏리스트) 상금은 2500파운드(약 409만원)다. 소설가 한강이 2016년 『채식주의자』로 부커상 인터내셔널상을 받았고, 지난해엔 정보라의 『저주토끼』가 최종 후보에, 박상영 『대도시의 사랑법』이 1차 후보(롱리스트)에 올랐다.

2023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수상작은 5월 23일 발표된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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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