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4.05.10. 오전 9:03 수정2024.05.10. 오전 9:04
美가 건설한 임시부두는 기상 조건에 취약…운영 방식 관련 우려도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와 이집트 사이의 라파 검문소에서 이스라엘군 전차가 국기를 달고 가자지구 쪽으로 진입하고 있다. 2024.05.07/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 통하는 주요 검문소들을 폐쇄한 탓에 인도주의 위기에 처한 이들을 위한 구호품이 며칠째 반입되지 못하고 있다는 구호단체들의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AFP통신은 10일(현지시간), 구호단체들을 인용해 가자지구의 주요 검문소 상황을 보도했다. 현재 가자지구 최남단과 이집트를 잇는 라파 검문소는 이스라엘군에 점령당해 폐쇄된 상태다. 이스라엘로 통하는 케렘 샬롬 검문소는 8일 재개방됐지만 구호품 트럭이 이곳을 통과한 정황은 보고된 바 없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아르노 카밀리 공급 코디네이터는 "상황이 매우 혼란스럽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당국이 케렘 샬롬 검문소를 개방한다고 발표했지만 보안상 이유로 구호품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도 가자지구 남부를 통해 연료를 포함한 어떠한 원조도 들어가지 못했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로 통하는 에레즈 검문소는 여전히 열려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마저도 안전이 확보된 것은 아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인도주의 정책 및 변호 책임자 알렉산드라 사이에는 에레즈 검문소를 통한 접근이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완전히 운영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3월에 예상된 기근을 막기 위해 필요한 인도주의적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가자지구 진입 자체도 문제지만, 내부에서 구호품을 운반하는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구호단체들은 주로 가자지구 남쪽에 사무실·창고·물류 센터 등을 설치했는데, 반복되는 이스라엘의 공격과 이로 인해 파괴된 도로는 물리적 장벽이 되고 있다. 동시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중부에 설치한 와디가자 검문소는 물자와 사람의 이동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담당자는 "인도주의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지난 이틀 동안 사실상 아무런 지원도 들어가지 못했다. 하루 평균 40대의 트럭이 라파를 통과했지만 지금은 0대로 줄었다"고 푸념했다. 이스라엘 남부 케렘 샬롬 검문소에서 한 트럭 기사가 가자지구로 향하는 구호품을 밧줄로 고정하고 있다. 2024.03.14/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검문소 폐쇄 조치로 의료진이 가자지구에 진입하지 못하고 부상자 대피가 막혔다는 보고도 나왔다. 치솟은 휘발유 및 담배 가격은 운반 비용 부담을 늘리고 있다. 휘발유는 리터당 40유로(약 6만 원)까지 폭등했다. 줄리엣 투마 UNRWA 대변인은 "연료가 없어서" 국경 지대에서 "구호품을 가지러 갈 수 없다"고 말했다. 병원에도 비상이 걸렸다.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는 앞서 8일, 가자지구 남부 병원에 연료가 3일치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구호 항구 역할을 할 임시부두 건설을 막 완료했지만, 운영 방식과 관련한 우려는 남아 있다. 사이에는 "부두는 외무 요인과 기상 조건에 매우 취약하다. (구호품) 점검이 어떻게 진행될지 아직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육로를 통한 전달이 더 효율적이라며 "또 다른 지원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임시부두 건설에는 총 3억2000만 달러(약 4374억 원)가 투입됐다. AFP는 부두와 관련해 불확실한 점이 많고, 비정부기구(NGO) 단체들은 구호품 취급 및 전달이 민간 부문에 맡겨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시 막스 국제난민기구 중동 수석 변호인은 "언젠가는 국경 통관이 민간 기업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며 "우리는 지금 매우 강력한 미지의 세계로 걸어가고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권진영 기자 (realkwon@news1.kr) 기자 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