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부채 4경6792조
파월·다이먼·달리오 한 목소리 경고미국 연방정부 부채가 천문학적으로 급증하면서 정부와 월가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방 부채는 현재 34조5000억달러(약 4경6792조원)로, 4년 전인 2020년 3월 대비 약 11조달러(약 1경4919조원) 치솟았다고 19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그간 정부 부채에 대한 우려는 미 의회예산국(CBO) 같은 감시 단체에 국한됐다. 야당에서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정치적 공세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부 관계자는 물론 월가 거물들까지 부채를 우려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 14일 "우리는 큰 구조적 적자를 겪고 있으며, 조만간 이 문제를 처리해야 할 것"이라며 "모두 미국 재정 적자에 대한 내용을 알아야 하며, 선출직 공직자들이 조만간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점에서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15일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재정 적자 문제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확실하게 인식해야 하며, 이는 전 세계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대부'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는 미국의 부채 수준이 치솟으면서 미국 국채 매력이 하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CBO에 따르면 정부 내 부채를 제외하고 현재 공공 부채는 총 27조4000억달러(약 3경7263조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99%인데, 10년 뒤 116%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CBO는 "사상 어느 때보다도 큰 금액"이라고 평가했다.
재정 적자가 급증하면서 부채가 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CBO는 2024회계연도에 1조6000억달러(약 2170조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첫 7개월 동안 이미 8550억달러(약 1160조원) 적자가 났다. 2034년엔 2조6000억달러(약 3527조원)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GDP 대비 적자는 올해 5.6%에서 10년 뒤 6.1%로 늘어날 전망이다.
부채 순 이자는 이번 회계연도에 벌써 5160억달러(약 700조원)에 달했다. CNBC는 국방이나 메디케어(미국 고령층 의료보험)에 대한 정부 지출보다 많고, 교육비 지출의 약 4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울프 리서치 애널리스트들은 "가장 큰 문제는 미국 연방 부채가 이제 완전히 지속 불가능한 장기 궤적에 있다는 것"이라며 "정책 입안자들과 시장이 미래 예상 순이자 비용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부채가 지속 증가할 경우 일명 '채권 자경단'(인플레이션이나 재정 적자로 채권 가격 하락이 예상될 때 대량 매도해 수익률을 높이는 투자자)이 채권 매수 파업에 나설 것과 이자 비용 상승으로 정부 지출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정부 부채가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의 알렉 필립스·팀 크루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대선은 중기 재정 전망을 바꿀 수 있지만, 잠재적 영향은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며 "정부 재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사회 보장과 메디케어인데, 누가 당선되든 이들 프로그램에 대한 개혁이 이뤄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