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기시다' 후보로 이시바·고이즈미·고노·다카이치-가미카와 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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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집권 자민당이 지난해 연말 불거진 '비자금 스캔들' 이후 마련한 정치자금 관련 대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내각 지지율이 '퇴진 위기' 수준인 20%대에 여전히 묶여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보수 성향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7∼19일 18세 이상 유권자 1천33명(유효 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내각 지지율이 전달보다 1%포인트(p) 오른 26%로 나타났다고 20일 보도했다.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전달 대비 3%p 하락한 63%였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아사히신문이 18∼19일 994명을 상대로 진행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전달 대비 2%p 하락한 24%였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견해는 지난달과 같은 62%였다.
또 다른 진보 성향 언론인 마이니치신문이 18∼19일 1천93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전달보다 2%p 떨어진 20%였다.
이들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자민당이 비자금 문제 대책으로 국회에 단독으로 제출한 정치자금규정법 개정안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자는 모두 60%를 넘었다.
요미우리 조사에서는 정치자금법 관련 자민당 대응에 대해 79%가 '평가하지 않는다'고 했고, 유사한 문항에 '평가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아사히가 62%, 마이니치는 68%였다.
자민당은 애초에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 함께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려 했으나, 양당은 정치자금 모금 행사인 '파티'에서 판매하는 '파티권' 구입자 공개 기준 등을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공명당은 파티권 구입자 공개 기준 금액을 현재의 '20만엔(약 174만원) 초과'에서 '5만엔(약 43만원) 초과'로 낮추자고 제안했지만, 자민당은 '10만엔(약 87만원) 초과'를 제시했다.
요미우리는 자사 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7개월째 20%대에 머무는 데 대해 "자민당에 대한 불신감을 불식하지 못한 것이 영향을 줬다"며 "자민당의 정치자금법 개정 관련 대응에 대해 자민당 지지층 평가도 냉엄하다"고 짚었다.
한편, 마이니치 조사에서는 자민당과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지지율이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민당 지지율은 전달보다 3%p 하락한 17%, 입헌민주당 지지율은 5%p 오른 20%였다.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투표할 비례대표 정당을 꼽아 달라는 문항에도 입헌민주당이 25%로 자민당(15%)에 크게 앞섰다.
이 조사에서 '기시다 총리가 9월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재선돼 총리직을 계속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72%가 '교체하는 편이 좋다'고 답했다.
다만 요미우리 조사에서는 자민당 지지율이 27%, 입헌민주당 지지율이 7%였으며 비례대표 선거에서 투표할 정당을 선택해 달라는 문항에도 자민당(27%)이 입헌민주당(15%)보다 응답률이 높았다.
같은 조사에서 차기 자민당 총재로 적합한 인물로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22%로 1위였다.
이어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16%), 고노 다로 디지털상(10%),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가미카와 요코 외무상(각 7%) 순이었다. 기시다 총리는 4%였다.
요미우리는 '포스트 기시다' 후보와 관련해 "고노 디지털상이 정책 발신을 강화하며 '이단아'로도 평가받는 자신의 이미지를 없애려 하지만 국회의원 지지 확대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짚었다.
가미카와 외무상에 대해서는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며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되며, 현재 일본 제1당은 자민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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