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식 한국의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한국소식2022-10-20 12:06:45
0 3 0
[생활/문화] ‘피아노의 교과서’ 안드라스 쉬프의 조언···“음악은 경쟁이 아냐, 콩쿠르 출전 멈추길”
내용

‘피아노의 교과서’ 안드라스 쉬프의 조언···“음악은 경쟁이 아냐, 콩쿠르 출전 멈추길”

입력2022.10.20. 오전 9:59   수정2022.10.20. 오전 10:11

 

피아노 거장 안드라스 쉬프 4년 만의 내한
11월6일 서울·10일 부산서 리사이틀
“콩쿠르 출전 멈추길···나와 정명훈 보라”
젊은 연주자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

현존하는 피아니스트 가운데 바흐와 베토벤 해석의 대가로 불리는 안드라스 쉬프가 11월 서울과 부산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Peter Fischil

헝가리 출신의 걸출한 피아니스 안드라스 쉬프(69)가 내달 한국 무대를 찾는다. 현존하는 피아니스트 가운데 바흐와 베토벤 등 고전주의 음악의 대가로 꼽히는 그에겐 음악을 향한 지적인 탐구 정신과 정교한 연주로 ‘피아노의 교과서’라는 수식이 따라 붙는다.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많은 연주자의 존경을 받는 그는 후학을 양성하고 이들에게 연주 기회를 주는 일에도 적극 나서 왔다. 쉬프는 내한에 앞서 이뤄진 서면 인터뷰에서 젊은 연주자들에게 “콩쿠르 출전을 멈추라”고 조언했다.

“내가 해주고 싶은 조언이라면, 콩쿠르에 출전하기를 멈추라는 겁니다. 아니 그보다, 경쟁이라는 것 자체를 그만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음악은 위대한 예술의 영역이며 스포츠가 아닙니다. 속도와 힘, 스태미나와 정확도 같은 측정 가능한 요소들은 스포츠 아닌가요? 예술은 측정이 불가능한 요소들로 이뤄졌고, 고도의 주관적인 영역이지요. 음악은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쉬프는 “바로 이것이 음악 콩쿠르가 불가능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몇 차례 내한 때마다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과 인연을 맺어온 그는 이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한국 연주자들에겐 어마어마한 재능이 있어요. 경이로운 일이며, 이들은 보호되고 육성되어야 하죠. 경쟁시켜서는 안 돼요. 바로 이 지점에서 나는 내 소중한 친구 정명훈에 대해 언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오래 전, 둘 다 우승하지 못했던 콩쿠르에서 만났어요. 자, 보세요. 그가 얼마나 위대한 지휘자가 되었는지!”

쉬프와 정명훈은 1974년 차이콥스키 피아노 콩쿠르 결선에서 처음 만난 뒤 현재까지 돈독한 우정을 쌓아온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콩쿠르에서 정명훈은 2위, 쉬프는 4위를 했다. 쉬프는 2008년 마스터클래스에서 만난 피아니스트 김선욱을 그 자리에서 바로 루체른 페스티벌로 초대했고, 이밖에 조성진·문지영·김수연 등 젊은 한국 연주자들과 마스터클래스로 만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콘서트 현장서 연주 곡목 공개···“놀라움도 공연의 한 요소, 자유와 즉흥의 힘 믿는다”



쉬프는 2008년 첫 내한 이후 여러 차례 한국 관객과 만나 왔다. 이번 내한은 4년 만에 성사됐다. 그는 “한국 방문은 언제나 커다란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서울과 서울의 영혼은 늘 나에게 감동을 줬어요. 여러 아름다운 박물관에서 한국의 도자기를 보는 것을 사랑합니다. 관객들은 환상적이에요.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고, 열광적인 청중들이죠. 젊은 관객도 많습니다. 부산은 바닷가에 있는 아름다운 도시라고 들었어요. 아직까지 한 번도 부산에서 연주해본 적이 없어서, 새로운 관객을 만날 기대가 큽니다.”

쉬프는 11월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10일 부산문화회관에서 리사이틀을 열고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에 이르는 고전 음악 중심의 연주를 들려줄 예정이다. 작곡가 이름 외에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쉬프가 최근 이어가고 있는 연주회 방식이다. 공연 전 연주할 곡목을 미리 발표하지 않고, 당일 공연장의 음향과 피아노의 상황, 관중을 고려해 연주 전 현장에서 선택한 레퍼토리를 직접 소개한다. 이런 방식이 청중에게 더 나은 음악을 들려줄 수 있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이번 내한 공연 뿐 아니라 향후 예정된 파리 필하모닉홀, 도쿄 오페라시티홀 공연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공연한다. 쉬프는 “나는 자유와 즉흥의 힘을 믿는다”고 말했다.

“생각해 보면 관객이 무엇을 듣게 될지, 2년 후의 일을 미리 말해준다는 것이 평범한 것은 아니지요. 2년 뒤 오늘, 저녁식사로 무엇을 선택할지 말할 수 있나요? 놀라움도 공연의 한 요소입니다. 나는 이런 새로운 방식을 통해 더 큰 자유로움을 느껴요. 관객들에겐 공연이 더욱 새로워지고요.”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 ⓒNadia F Romanini

그는 음악 해설을 곁들인 ‘렉처 콘서트’도 세계 주요 클래식홀에서 이어가고 있다. 쉬프는 “오늘날의 청중은 50년 전에 비해 클래식 음악에 대한 교육과 정보가 더 적은 세대”라며 “학교에서 음악적 훈련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고, 가정에서도 매우 적은 음악을 경험하며 자란다”고 말했다.

“베토벤 소나타를 예로 든다면, 처음부터 베토벤 소나타를 끝까지 듣는 건 어려운 여정일 수 있고 그저 편히 앉아 즐길 수만은 없어요. ‘아, 아름다운 곡이군요’라고 말하기는 쉽지만 이런 감상은 어느 정도의 안내와 정보를 필요로 하죠. 연주자가 직접 이런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프로그램북 속의 해설가에 의지하는 것보다 나을 겁니다. 공연 중 관객은 프로그램북의 해설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들을 수 있어야 해요.”

일흔을 앞둔 나이에도 왕성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여전히 매일 1시간 이상 바흐 연주로 아침을 시작한다고 한다.

“하루를 바흐 음악으로 시작하는 것은 마치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영혼과 몸을 깨끗이 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죠. 매우 완벽한 일상입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오늘의 다른 주요뉴스]

 

해외소식

中 시진핑 집권 언제까지…치링허우(70년대생) 중앙위원에 관심 

당대회 끝나도 방역완화 없다?…中 상하이, 대규모 격리시설 계획

시진핑 3연임, 미국 및 자유진영에 오히려 축복…이유는?

中, 실질 기준금리 다시 동결 

中 무력 압박에 미·대만 무기 공동생산도 검토 

돼지에 휘둘리는 나라 중국, 돼지고기 40% 폭등에 '비상'

中 위안화 가치, 역외 시장 역대 최저…달러당 7.27위안↑ 

당헌개정·인민영수·측근중용…시진핑 원톱강화 3종세트 착착

홍콩 증시,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에 속락 개장...H주 2.23%↓ 

시진핑 3기에 대만 침공?…美, 대만과 무기 공동개발로 무장화에 속도

지난 한해 중국계 과학자 1400명 美 연구기관 떠나 

구관이 명관?…英 새 총리 선호도 '보리스 존슨' 1위

고물가에 거리로 나온 시민들…유럽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 잇따라 

바이든 “중국 의존 안된다”… 4조원 투입해 ‘미국내 배터리 원료 생산’ 지원 

"방사능 광어, 너나 많이 드세요" 日누리꾼, 여론전 나선 정부 비웃어

 

한번에 몰아보는 중국뉴스 브리핑- 10월20일(목) : 코리아타운 상하이 (koreatown.com.cn)

 

국내 소식

[속보] 북한, 또 서해 완충구역에 100여발 포사격...한반도 긴장 고조

민주, ‘檢 압수수색 시도’에 “유례없는 정치 쿠데타”

‘간판 스타’ 절실한 與…한동훈에 총선 출마 잇단 러브콜

북한, 연이틀 포병사격…서해상으로 100여발 발사 

野 "민생 지키기 위해 국감 임할 것"…국감 복귀 결정 

"ESG 경영으로 혁신"…교보생명, DE&I 컨퍼런스 개최 

"기업사냥꾼 뭘로 막나" 100대 기업 중 단 8곳만 방어수단 갖춰 

납·카드뮴 기준치 초과 어린이제품 등 57개 제품 리콜 

아파트 분양 시장 ‘냉각’…신규 분양도 타격 

2050 탄녹위 컨퍼런스…반기문 "탄소중립, 탈정치화 초당적 의지 중요"

美연준 인사 "근원물가 안 잡히면 기준금리 4.75% 넘길 수도"

‘테라·루나’ 권도형, 안 숨었다더니… 싱가포르 떠나 제3국으로 

'대장동·위례'키맨 유동규, 구속기간 만료로 1년만에 출소

경찰 "마약과의 전쟁"…석달만에 2천여명 검거 

방탄소년단, 지역 관광 매력 알린다…'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본편 공개

‘피아노의 교과서’ 안드라스 쉬프의 조언···“음악은 경쟁이 아냐, 콩쿠르 출전 멈추길”

백신접종 후 오미크론 돌파감염되면 `슈퍼 항체`…3차접종시 지속기간 늘어

 

[한국]한번에 몰아보는 몽땅뉴스-10월20일(목) : 코리아타운 상하이 (koreatown.com.cn)

스크랩 0
편집인2024-09-18
편집인2024-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