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탄두 장착 가능한 탄도미사일 등 설치 훈련 실시
"우크라전에서 핵무기 사용할 수 있다는 강력 경고"
(서울=뉴스1) 박재하 권영미 기자 = 러시아가 시작한 전술(비전략) 핵무기 훈련에 대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음을 서방에 전하는 가장 분명한 위협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비전략 핵전력의 준비 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남부군관구에서 훈련의 1단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러시아 연방군 총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 연방군 총참모부의 지휘하에 비전략(전술) 핵무기의 준비와 활용에 대한 실제적인 시험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남부군관구 미사일 편대 요원들이 '이스칸데르' 전술 탄도 미사일 시스템을 위한 특수 탄약을 확보하고 발사체를 장착하며 지정된 위치 지역으로 은밀히 이동하는 전투 훈련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 "훈련에 참여한 러시아 항공우주군 항공부대 요원들은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포함한 항공 무기의 특수 탄두를 장착하고 지정된 순찰 구역으로 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 당국자들의 도발적인 발언과 위협에 대응해 러시아 영토 보전과 주권을 보장하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훈련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 명령을 내린 하루 후 푸틴 대통령은 집권 5기 취임식을 가졌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훈련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가장 분명한 경고였다"라고 진단했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의 핵 비확산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는 "이는 명백히 핵 위협을 위한 노력이다"라며 "그들(러시아군)은 심지어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의 탄두를 흐리게 처리했는데 이는 연극처럼 보인다"라고 전했다.
그동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서방의 지원을 경계해 왔다.
하지만 과거에는 선언적인 경고에 그쳤다면 최근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우크라이나 파병론'도 거론되면서 러시아가 직접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크렘린궁은 이번 전술핵무기 훈련이 우크라이나에 지상군 파병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영국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해도 된다고 말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부 장관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전술핵무기는 수백kt~Mt(메가톤)급 위력의 전략핵무기보다 상대적으로 파괴력이 작으며 국지적인 전투에서의 승리를 달성하기 위해 사용된다.
2024.05.21/ ⓒ AFP=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