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4.26. 오전 9:24   수정2023.04.26. 오전 11:16

美국빈 방문 중인 尹대통령, NBC방송과 단독 인터뷰
"美도청, 한미동맹 지탱한 철통 같은 신뢰 못 흔들어"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과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4.25 (NBC 유튜브 화면 갈무리)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미국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의 한국 도·감청 의혹 관련해 "한미동맹은 자유와 같은 공동 가치를 기반에 두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가 한미 동맹을 지탱해 온 철통같은 신뢰를 흔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 NBC방송과 단독 인터뷰에서 최근 미 국방부 기밀문건 유출 사건으로 미 정부의 한국 도·감청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친구들이 친구들을 염탐(spy)하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대해 "일반적으로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실 세계에서 이는 국정(state affairs)에서 금지돼 있다"고 답했다. 친구는 한국과 같은 미 동맹국을 의미한다.

NBC는 "윤 대통령이 미국이 동맹국들에 대한 첩보 행위가 드러난 데 대해 거북함(awkwardness)을 드러냈다"며 그럼에도 그가 "한미 관계는 높은 신뢰 수준으로 구축돼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신뢰가 있으면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비록 한국과 미국 간 군사·안보적 동맹도 중요하지만 정보 동맹은 더욱 중요하다"며 "한미는 각자가 보유하는 광범위한 정보 의미를 분석하고 해석하는데 협력해 왔다"고 밝혔다.

북한 문제 관련해 NBC는 "윤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로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했지만 머지않아 북한과 수월한 협상을 기대하는 건 "비현실적"(unrealistic)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한이 핵 도발을 감행할 생각도 못하게 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북한이 감히 핵무기에 의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NBC는 "보수 성향의 윤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외교를 시도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북한에 더 강경 노선(hard-line)을 보인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포탄 주요 생산국인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는 서방의 요구에 대해 윤 대통령은 대규모 민간인 공격이 발생할 경우 (치명적 무기 지원을 배제했던 기존 방침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고려하고 있다"며 미정부로부터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화하라는 압박은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앙안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은 대만 해협을 가로지르는 평화와 안정 유지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배제하지 않는 선택지인 무력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 초청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 대통령은 5박7일간 일정으로 전날 미 워싱턴에 도착했다. 다음날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오는 27일에는 미 의회에서 합동 연설할 계획이다. 한국 정상의 미국 국빈 방문은 12년 만이다.

윤 대통령의 방미에 대해 NBC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오랫동안 난처한 관계를 맺어온 일본과 개선한 유대를 지속할 것을 당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윤미 기자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