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재판 최후변론이 진행되는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F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한 재판 최후변론이 열린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앞에 뜻밖의 인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등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다수의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고 ‘뼛속까지 뉴요커’임을 자부하는 배우 로버트 드니로였다.
드니로는 이날 바이든 캠프가 주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종신 독재를 꿈꾸는 위험한 “광대”라고 부르며 그의 재선을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가 백악관에 돌아온다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자유, 선거 등과 작별을 고해야 할 것”이라며 “트럼프는 (백악관을) 절대로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 광고에 출연한 드니로는 10여분간 진행된 기자회견 내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날을 세웠다. 특히 그는 재판에 대해 “(배심원 심리 결과) 그가 무죄를 받든 아니면 불일치 평결이 나오든 우리 모두는 그가 유죄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감옥에 가야 하느냐는 질문에 “전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바이든 캠프는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나 재판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해 왔다. 드니로의 재판 관련 발언은 사전에 준비된 각본에는 없던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드니로는 “나는 이 도시(뉴욕)를 사랑하고 파괴하고 싶지 않다”며 “트럼프는 뉴욕뿐 아니라 미국을 파괴하려 하고 있고, 그는 결국 세계를 망가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9·11테러 당시의 충격을 언급하며 “우리는 테러리스트들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서약했다”고도 했다.
회견에는 2021년 1월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미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사태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관인 마이클 퍼논, 해리 던도 동행했다. 드니로는 1·6 의사당 난입사태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선동한 뒤 백악관에 숨어버렸다면서 “트럼프는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는다. 성난 군중이 자신을 위해 지저분한 일을 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드니로와 경찰관들의 회견 직후 트럼프 캠프는 ‘맞불’ 성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트럼프 캠프는 바이든 캠프가 회견을 주최했다면서 “트럼프에 대한 재판이 선거 개입이라는 점을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캠프 인사 제이슨 밀러는 “바이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세뇌된 배우를 동원하는 것뿐”이라며 “모두가 이번 사건은 완전한 쓰레기라는 것을 알고 있다. 트럼프는 결백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