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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3-01-03 05: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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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에 밀릴라?"…두바이, '30% 주류세'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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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에 밀릴라?"…두바이, '30% 주류세' 없앴다

입력2023.01.02. 오전 11:51   수정2023.01.03. 오전 4:16

 

아랍에미리트(UAE)의 최대 도시이자 외국인 비율이 매우 높은 두바이가 주류 판매에 부과되는 30% 세금을 유예하기로 했다. 외국인 유치를 두고 중동 내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관광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018년 9월 두바이의 한 레스토랑 바에서 직원이 술병을 들고 있다./AFPBBNews=뉴스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칼리지(khaleej)타임스 등 외신은 두바이의 국영 주류 소매업체 두 곳이 두바이 지배 왕가인 알 막툼 가문이 칙령에 따라 새해 첫날 이 같은 깜짝 발표를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기간은 1년으로 한시적이다. 두바이의 국영 주류 소매업체인 MMI는 성명에서 "주류 구입 허가증 발급에 필요한 수수료를 면제하고 제품 전반에 주류세 폐지를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두바이가 중동의 관광 및 비즈니스 중심지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두바이는 지난 수십년 동안 관광과 금융 등 서비스 산업을 개발하고 자유로운 생활 방식을 허용하면서 중동의 경제 중심지로 올라섰지만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이 막대한 오일 머니를 토대로 관광지 개발과 월드컵 유치 등을 통해 외국인 유입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아부다비상업은행의 모니카 말리크 이코노미스트는 "두바이의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팬데믹 후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관광업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라며 "대부분이 외국인인 두바이 주민들도 이런 움직임을 환영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거주자 중 외국인 비율이 90%에 달하는 두바이는 해가 떠 있는 동안 금식하는 무슬림 행사인 라마단 기간에 낮에도 술을 팔고 코로나19 팬데믹 중 가정으로 술을 배달 판매하는 등 지난 수년 동안 주류 규제 완화를 꾸준히 시도해왔다.
 

2022년 12월31일 두바이 랜드마크인 버즈 칼리파에서 불꽃 축제가 열리는 모습/AFPBBNews=뉴스1최근엔 카타르 월드컵 기간 공공장소에서 주류 판매가 금지되자 각국 축구 팬들이 외국 관광객의 음주를 허용하는 이웃 두바이로 몰리기도 했다. 두바이와 카타르 도하는 비행기로 1시간 거리다. 많은 축구 팬들은 두바이에서 숙박하면서 직관하는 경기가 있는 날에만 카타르를 방문하는 식으로 월드컵을 즐겼다.

문제는 비싼 가격이다. 두바이 술집에서 맥주 한 잔은 10달러를 훌쩍 넘고 다른 술은 더 비싸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이나 술집은 도매가격에서 보통 4~5배 높인 가격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외신은 이번 결정이 소매점뿐 아니라 술집 등 전반적으로 주류 가격을 낮출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FT에 "이번 세금 면제 조치가 소비자에게까지 제대로 도달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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