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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2024-06-04 11: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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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으로 하루 빵 한조각도 못사"…총파업에 멈춰선 나이지리아
내용

 

입력2024.06.04. 오전 11:14 

 

 

대통령 통화 정책에 화폐가치 급락…"최저임금 16배 인상하라"
최저임금 협상 난항·파업 돌입…전기 끊기고 비행기 줄줄이 결항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아프리카에서 최다 인구를 거느린 나이지리아에서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전기가 끊기고 학교, 공항이 문을 닫는 등 국가 운영이 마비됐다고 AFP·DPA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양대 노조인 나이지리아노동협의회(NLC)와 노조협의회(TUC)는 이날 정부가 노조 측의 최저임금 인상안을 거부함에 따라 파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볼라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 취임 이후 물가가 급등했다면서 현재 3만 나이라(약 20달러·한화 2만8천원)인 월 최저 임금을 49만4천 나이라(약 332달러·한화 45만원)로 약 16배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기존 최저 임금의 두 배 수준인 6만 나이라까지만 인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최근 나이지리아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두 자릿수로 치솟으면서 근래 최악의 물가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취임한 티누부 대통령은 해외 투자를 유치하겠다며 나이지리아 화폐 가치를 낮추는 통화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재정난을 이유로 연료 보조금도 철폐했다.

그 결과 유가와 수입물 가격이 덩달아 오르며 물가가 치솟고 화폐가치는 급락해 민심이 악화하고 있다.

노조 측은 현재 나이지리아의 월 최저 임금으로는 노동자들이 하루에 빵 한 조각도 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시민사회 운동가 베터런 치는 AFP에 "노동자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사기가 저하됐다"며 "매우 힘든 상황이며 사람들은 아무것도 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작된 총파업으로 나이지리아에서는 수도 아부자를 비롯해 전국의 공항, 학교, 법원, 주유소 등이 모두 문을 닫으며 국가 전체가 멈춰 섰다.

밤새 국영 전력회사 직원들이 전국의 전력망을 차단해 곳곳에서 정전도 이어졌으며 비행편도 줄줄이 결항됐다.

나이지리아 연방항공청(FAAN)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AFP에 국내선 운항이 취소됐으며 4일 공항이 완전 폐쇄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항 노조는 이날 공동 성명에서 현재 비행 중인 국제선이 모두 공항에 착륙하고 나면 4일 노조원들이 모든 업무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 8명도 비행기 결항으로 발이 묶이면서 월드컵 예선전을 대비한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대표팀은 밝혔다.

나이지리아의 경제 수도인 라고스와 북부 도시 카노 등에서도 이날 학교와 관공서 등이 문을 닫아 아이들이 집으로 되돌아갔다고 AFP는 전했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자 나이지리아 정부는 이날 밤 성명을 내고 최저임금을 6만 나이라보다 더 올릴 의사가 있다면서 다음 주까지 정부와 노조 측이 매일 만나 협상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티누부 대통령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노조 측에 협상에 계속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임지우(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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