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GAA 및 HBM 등 첨단 기술 대중 제재 검토
중국 의존도 큰 엔비디아 타격?…韓 기업도 촉각
[스크랜턴(미 펜실베이니아주)=AP/뉴시스]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 문화센터에서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다. 2024.04.17.[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재 강화를 검토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엔비디아의 수출길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이 검토하는 대중국 제재는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에게 '게이트올어라운드(GAA)'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첨단 반도체를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만약 이 제재가 현실화한다면 엔비디아 HBM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12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AI에 사용되는 반도체 기술에 중국이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 추가 제재 대상은 GAA와 HBM 같은 최첨단 반도체 기술 및 제품이다.
GAA는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크게 높여주는 첨단 기술이다. HBM도 데이터센터 등 AI 서버 시장에 필수적인 메모리다.
미국은 중국이 이 같은 첨단 반도체와 그 기술로 군사력을 더 강화할 수 있다고 본다. 미국이 현재 검토 중인 추가 제재는 중국의 자체 GAA 기술 및 HBM 개발 등을 제한하거나,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에 이 기술들을 활용한 반도체 수출을 차단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 상무부는 현재 GAA 제재 초안을 전문가로 구성된 기술 자문 위원회에 보낸 상태다.
미국 매체들은 미국 정부의 추가 제재가 실제로 현실화한다면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판매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한다. 단적으로 엔비디아의 경우, 전체 매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 정도다.
특히 미국 기업과 협력을 확대 중인 한국 반도체 기업들도 직간적접인 타격을 받을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에 세계 최초로 GAA를 도입했고, 향후 차세대 공정에도 지속 적용할 예정이다. 엔비디아, 인텔, AMD 등은 삼성전자와 TSMC와 함께 내년 중에 GAA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를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또 HBM 업계 선두인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4세대 제품인 HBM3에 이어 5세대 제품 HBM3E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HBM3E의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검증) 절차를 밟은 뒤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중국에서 AI 데이터센터가 대대적으로 늘고 있어, 중국은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기업들이 AI 반도체를 수출할 격전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추가 제재가 나오면 이 판로가 막힐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GAA 및 HBM 기술은 스마트폰 등 전방산업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어, 미국의 대중국 추가 제재가 나온다면 파장이 클 수 있다"며 "그러나 미국이 실제 이 추가 제재를 단행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