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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5-05 14: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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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3%대 물가에도 추경호 "경기부양 정책전환 아직 이르다"
내용

 

입력2023.05.04. 오후 7:01

 

■ADB 제56차 연차총회···기자간담회
"물가안정 기조 정책 역량 모으고 유지할 것"
세수부족 인정 "단기간 내 해소될 것 같지 않아"
"추경은 없다"···기금 여유자금 등 활용 재원 보완
공식대화 첫발 한일 재무장관···정례회의 합의 강조

인천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된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 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기자단 간담회에서 기자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서울경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물가안정 기조를 확고히 하는 데 정책 역량을 모으고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물가가 14개월 만에 3%대로 안정세를 되찾자 일각에서는 경제정책 초점을 물가안정에서 ‘경기부양’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지만 이 같은 전망을 일축한 셈이다.

이날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한 추 부총리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4월 소비자물가가 3.7%를 기록해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뒤 서서히 상승 압력이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3%대 물가는 다행스럽다”면서도 “3.7%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물가 상승을 야기할 국내외 불안 요인들이 여전히 남아 있어 당분간 일관되게 물가 안정 기조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섣불리 정책 기조를 물가 안정에서 다른 쪽으로 전환하면 물가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며 “지금은 경기부양으로 전환할 단계로는 이르다”고 말했다.

실제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3개월 연속 4.0%로 집계돼 좀처럼 둔화되지 않고 있다. 이 지수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돈 것은 2020년 6월 이후 34개월 만이다. 하방 경직성이 높은 개인 서비스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 간 영향으로 개인서비스는 전년 동월 대비 6.1% 상승하며 전월 5.8%에서 상승폭을 확대했다. 외식비도 전월 7.4%에서 7.6%로 상승폭이 커졌고 가공식품은 7.9% 올랐다. 외식 외 개인 서비스 상승률은 5.0%로, 2003년 11월 5.0% 이후 19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구나 전기·가스요금 인상 시기나 국제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불활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추 부총리 역시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점에서 유류세 인하도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추 부총리는 “유류세를 원래 1차적으로 4월 이후에 다시 현재 탄력세율 부분을 정상 수준으로 가져갈 것인지 고심했다”며 “다만 최근까지 국제 유가가 계속 오르고 국민들 민생에 부담을 초래할 수 있어 고심끝에 탄력세율을 4개월간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8월까지 연장하기로 돼있다”며 “그때까지 상황 보고을 보고 국제유가 흐름이나 민생문제 등을 살펴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천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된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 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기자단 간담회에서 기자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앞서 정부는 지난달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 25%, 경유 37%의 세금 인하율은 8월까지 이어진다. 그 덕분에 ‘기름 발(發)’ 물가 부담은 줄고 있다. 문제는 세수다. 30조 원 가까지 세수가 부족한 상태로 ‘세수펑크’가 확실시 되고 있다. 이와관련 대책을 묻는 질문에 추 부총리는 “경기문제와 자산시장 부진 등의 문제가 겹쳤고, 기업의 영업상황도 좋지 않아 세수 상황이 좋지 않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이런 상황은 당분간은 좀 계속되지 않겠느냐”며 “세수 부족 상태가 단기간 내 해소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그럼에도 추 부총리는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은 편성하지 않겠다”고 다시한번 목소리를 높였다. 역대 정부에서 세수부족이 발생한 9차례의 사례가운데 결손 규모가 적은 3번을 제외하고 6차례 모두 추경을 편성했다는 질문에도 추 부총리는 완강하게 “현재 추경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추 부총리는 “민생 관련 당초 편성된 예산은 차질 없이 지출할 것”이라며 “그 재원은 지난번 결산 때 발생한 세계 잉여금과 기금의 여유자금, 연중 집행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 확실시 되는 부분의 집행 효율화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수 재추계와 관련해선 “늘상 해야 하는 것”으로 “매번 공개를 하면 혼란스러울 수 있어 공개보다는 정책 검토과정에서 이뤄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ADB 첫날인 2일 이뤄진 한일재무장관회담과 관련해 추 부총리는 화이트리스트 복원에 대해 “조속한 마무리를 희망한다는 의사표명을 했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의 방한에 앞서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방류 등의 문제를 논의했냐는 질문에는 "양국 정상간 회담 의제는 직접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이번 재무장관 회담이 “7년여 만에 재기된 한일 재무장관간 공식적인 만남이고 공식 회의를 정례화하는 데 합의를 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며 “공식 대화의 첫발을 내딛고 일본 재무차관이 6월에 한국 와서 양국 재무장관 회의와 관련한 실무적인 조율과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도=송종호 기자(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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