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월 한달간 미국 내 중국 기업 100곳 대상 설문
기업 93% "미중 정치·문화 관계 교착, 사업 장애물"
[칭다오(중국 산둥성)=AP/뉴시스] 경제·외교·안보 등 전 분야에 걸쳐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 중국기업 10곳 중 9곳은 미국에서의 투자 수준을 유지하거나 늘릴 계획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 2019년 5월8일 중국 동부 산둥(山東)성의 특별무역지구에 설치된 미국과 중국 국기를 담은 게시판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는 모습. 2019.9.11[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경제·외교·안보 등 전 분야에 걸쳐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 중국기업 10곳 중 9곳은 미국에서의 투자 수준을 유지하거나 늘릴 계획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각)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 중국상업연합회(CGCC)는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약 한 달간 미국 내 약 100개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이 같은 결과를 담은 '제11회 미국 내 중국기업 연례기업실태조사'를 이날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59%는 미국에서의 안정적인 투자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29%는 투자 확대를 계획했다. 투자를 줄이겠다고 답한 기업은 13%에 불과했다.
다만 중국 기업들 절반 이상은 미국 내에서의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답했는데, 절대다수가 미중 관계 악화를 사업 장애물로 꼽았다.
구체적으로 응답자의 61%는 미국의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답했다. '악화도 개선도 되지 않았다'고 답한 이들은 27%였고, '나아졌다'고 답한 이들은 16%였다.
'올해와 내년에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데 있어 예상되는 어려움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 93%가 '미중 양국 정치·문화 관계 교착'을 꼽았다. 이 답변 비율은 전년(81%)보다 12%p 증가한 수치다.
또 기업 86%는 '미중 양국 경제·무역 분열'을 사업 장애물로 꼽았다. 이 역시 전년(66%) 대비 20%p 증가한 것이다.
아울러 미국 시장에서 브랜딩·마케팅에서 중국 기업이 직면한 주요 과제에 대해서는 66%가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규제 ·제재 정책의 복잡성과 모호성'을, 59%는 '미국 여론에 만연한 반중 정서'를 꼽았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이는 미·중 무역 긴장 지속에 따라 나타난 복잡한 정책 환경과 적대적인 민심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CGCC 회장이자 뱅크오브차이나(BoC) USA 최고경영자(CEO)인 후웨이는 무역 마찰과 정책 장벽을 줄이기 위해 미국과 중국 기업이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미·중 기업들은 불필요한 무역 마찰과 정책 장벽을 줄이고 보다 안정적이고 개방적인 양자 무역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소통과 조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양국 경제의 회복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견고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