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외환시장서 장중 한때 달러당 161.96까지 가치 추락…미국 독립기념일 일본은행 시장개입 예상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3일 도쿄 일본은행 본점에서 신권 1000 , 5000, 1만 엔권 3종을 시중은행에 유통하기 직전 연설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엔화 가치가 연일 바닥을 치고 있다. 일본은행(일은)이 두 차례나 외환시장에 개입한 이후에도 기록적인 하락세를 그리며 약 38년 만의 최저 수준을 보인다. 미국 증시가 휴장하는 독립기념일에 다시 한 번 일은이 개입에 나설 것으로 보이나 반등세를 만들어낼지는 미지수다.
엔화 추락,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에 숨돌려
교도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장중 한때 달러당 161.94엔을 기록했다. 런던 시장에서는 장중 한때 달러당 161.96까지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고 한다. 달러당 엔화 액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인베스팅에 따르면 한국시간 4일 오전 10시55분 기준 달러 대비 엔화는 달러당 161.39엔에 거래 중이다.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신호들이 나오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한 탓으로 보인다.
이날 공개된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선이 진전을 이루고 있다"면서 여러 지표가 뒷받침된다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이 금리 결정에 있어 중요한 요인으로 다루는 노동시장 지표도 금리인하론에 무게를 실었다. 민간고용정보회사인 ADP(Automatic Data Processing)에 따르면 지난달 민간 일자리 증가 수는 15만 개로, 5개월 만에 최저치였으며 다우존스 예상치(16만 개)를 밑돌았다. 일자리 증가 수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노동시장 수요가 둔화됐다는 의미다. 이는 임금 하락 효과로 이어져 인플레이선을 둔화시킬 수 있다.
시장은 5일 나올 정부 고용지표도 방향이 같을지 주목한다. 전문가 예상치는 일자리 20만 개 증가다. 5월 노동부 보고서에서 일자리는 27만2000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조7000억엔 풀어도 안 잡히는 엔저, 더 큰 게 온다고?
지난달 일본 재무성 발표에 따르면 일은은 지난 4월26일부터 5월29일까지 9조7885억엔을 풀어 시장에 개입했다. 로이터는 공휴일이었던 4월29일, 5월1일에 일은이 집중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4월29일은 쇼와의 날, 5월1일은 노동절로 일본 증시는 휴장했다. 두 날짜 모두 엔화 가치가 크게 변동했다. 인베스팅에 따르면 4월29일 엔화 가치는 달러당 최고 160.04엔에서 최저 154.52로 널뛰기했다. 5월1일도 최고 158.04에서 최저 153.18까지 출렁였다.
증시가 휴장하면 외환시장 거래량이 줄어 시장 변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공휴일 개입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일은이 미국 증시가 휴장하는 4일 독립기념일에 다시 한 번 개입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은이 4일 시장 개입을 통해 반등세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앞선 두 번의 개입에도 엔화 가치는 오래지 않아 추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