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후티·하마스 이스라엘 동시 공격하나
이스라엘 "모든 상황 준비…똑같이 보복할 것"
카타르에서 열릴 장례식에 앞서 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추모 행렬 중 한 이란인이 그의 사진을 들고 있다. 2024.08.01 ⓒ AFP=뉴스1 ⓒ News1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김예슬 기자 = 하마스 정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에서 암살되자 이란은 물론 중동 내 반이스라엘 연대 '저항의 축'도 보복을 예고했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아나돌루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하니예를 살해한 잔인한 범죄는 의심의 여지 없이 강력한 저항 전선의 가혹하고 고통스러운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하마스와 이란은 전날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됐다며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한 바 있다. 이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명령하며 "가혹한 처벌"을 예고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반이스라엘 연대 '저항의 축'도 강력한 보복 대응을 천명했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세력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는 "전선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라며 "푸아드 슈크르와 하니예 암살의 배후에 있는 자들은 우리의 불가피한 대응을 기다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슈크르는 헤즈볼라의 최고 군사령관으로, 하니예 사망 불과 몇 시간 전에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숨졌다. 나스랄라는 "적은 이 나라의 명예로운 국민들의 분노와 그에 대한 복수를 기다려야 한다"라며 "(이스라엘은) 어떤 금지선을 넘었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전쟁 발발 후 여태껏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지대에서 교전을 벌여 왔다.
또 다른 저항의 축 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도 경고를 날렸다. 후티 반군은 가자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 지지를 명분으로 홍해에서 상선들을 공격해 왔다. 후티 반군 지도자 압둘 말리크 알후티는 성명을 내고 "하니예의 암살로 전투가 더 넓은 범위와 더 큰 차원으로 격상됐다"라며 "우리는 저항의 축 형제들과 협력해 모든 순교자와 팔레스타인인들이 겪은 불의에 대한 복수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치지도자를 잃은 하마스도 분노를 쏟아냈다. 칼릴 알하야 하마스 대변인은 "하니예의 '우리는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구호는 불멸로 남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뿌리 뽑힐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이란 고위 관리들이 레바논과 이라크, 예멘의 대표들과 만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란이 택할 방법으로는 △제한된 로켓 및 드론 공격 △친이란 세력 동원 △이라크·시리아 내 친이란 민병대를 이용한 미군 공격 등이 거론된다. 이에 이스라엘 국가안보위원회는 이란, 하마스, 헤즈볼라가 앞으로 며칠 안에 해외에서 이스라엘인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란 등의 보복 예고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모든 시나리오에 준비가 돼 있다며 자국을 공격하는 이들에게 보복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