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로이터>
고금리 여파에 미국의 신용카드 부채가 1500조원대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도 1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CN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이날 발표한 가계신용 보고서에서 미국의 2분기 신용카드 부채는 1조1400억 달러(약 1568조원)라고 밝혔다.
연은은 "이는 1년 전보다 270억달러(5.8%)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이라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은 18∼29세(10.5%), 30~39세(9.7%)의 젊은 층에서 연체율이 높았다"고 전했다.
뉴욕 연은 연구원들은 이날 CNBC에 "이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과도하게 대출을 연장했을 수 있다"며 "연체자는 신용 기록이 짧고 신용 한도가 낮은 임차인인 경우가 많아 재정적으로 취약하며 카드 대금 상환을 늦추거나 아예 못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신용카드 연체율(30일 이상)은 작년 2분기 7.2%에서 올해 2분기 9.1%로 올랐다. 이는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2011년 1분기(9.7%)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90일 이상 장기 연체율도 작년 2분기 5.1%에서 올해 2분기 7.2%로 2%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연체에 직면한 밀레니얼 세대 중 상당수는 2000년대 후반 대침체기(Great Recession)에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했으며, 경기 침체에 접어드는 장기적인 부정적 여파를 경험하고 있을 수 있다고 뉴욕 연은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실업률이 높은 시기에 노동 인구에 합류한 사람들은 장기 소득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어치브(Achieve)가 1개 이상 부채가 있는 미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7%는 생계를 위해 신용카드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이들의 36%는 반복되는 부채를 제때 상환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응답자 대다수는 실직이나 소득 감소 등을 연체 이유로 꼽았다.
뱅크레이트(Bankrate)는 또 다른 보고서를 통해 신용카드 소지자의 절반이 매달 빚을 지고 있다고 밝혔다.
뱅크레이트의 테드 로스먼 수석분석가는 "높은 인플레이션, 높은 금리로 미국인들의 저축이 줄어들었고,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오랜 기간 빚을 지고 있다"고 했다.
CNBC는 신용카드가 돈을 빌리는 가장 비싼 방법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평균 신용카드 금리는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서 급증했다.
연준의 11차례의 금리 인상으로 평균 신용카드 금리가 사상 최고치에 가까운 20%대로 치솟으면서 저소득층 가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고 CNBC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