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샤이 트럼프’ 같은 대세 가를 키워드 있는지 관심
사전 투표 열기, 박빙 지지율, ‘히든 해리스’ 등 판단 기준 불투명
[이스트랜싱=AP/뉴시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3일 미시간주 이스트랜싱 소재 미시간주립대 캠퍼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11.04.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으나 여론조사 만으로는 수십년만에 최대의 박빙이다. 승패를 좌우하는 키워드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가 관심이다.
‘샤이 트럼프’와 ‘히든 해리스’
2016년 대선의 경우 미국 주류 언론 보도나 여론조사 결과로는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트럼프 자신도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선거가 끝난 뒤 자신의 패배를 기정사실로 알고 대선에서의 불공정 등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가 자신의 승리 소식을 들었다.
당시 승패를 가른 키워드는 ‘샤이 트럼프’였다. 트럼프 자신도 좌절한 중산층 백인 남성 등 ‘샤이 트럼프’ 지지층의 결집력을 과소평가한 것이 선거 결과 예측 실패의 주요 요인이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워싱턴의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해리스를 지지하는 ‘바리스타(커피 전문가 같은 대도시 서비스 종사자)’층에 비해 트럼프 지지자인 ‘트러커(트럭 운전자 같은 외곽의 육체노동 종사자)’의 여론조사 응답율이 낮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과소 표집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6년과 달리 트럼프 지지층도 이제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의외의’ 숨은 지지자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오히려 해리스에게 ‘숨은 지지자’가 있다고 보는 근거 중 하나로는 2020년 트럼프의 대선 불복과 의회 난입으로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미 카터, 빌 클린턴이나 버락 오바마 등 생존해 있는 민주당 소속 전 대통령이 모두 해리스를 지지하는 것과 달리 트럼프의 경우는 달리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전직 고위 관료들도 등을 돌렸다.
트럼프가 지난 대선 결과에 굴복해서 일부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했던 사건이 큰 영향을 미쳐 트럼프가 아닌 해리스에 투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측의 ‘쓰레기 발언’으로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의 푸에르토리코 출신 이민자들이 얼마나 트럼프에 등을 돌릴지 등 라틴계와 히스패닉계, 젊은 흑인 남성층 사이에서 얼마나 ‘히든’ 지지자가 있을 지가 관심이다.
사전 투표 열기, 누가 유리한가
미국 플로리다대 선거연구소는 미국 동부표준시로 2일 오후 8시30분 미국 등록 유권자 7500만명 이상이 대면과 우편 등을 통한 사전 투표 참가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일부 주에서는 투표 당일까지 우편투표를 접수해 사전 투표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 1억 145만명에 못 미치지만 2016년 대선 때 4724만 명보다는 많다.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의 사전투표가 월등히 높았다.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부정선거의 주요 이유로 사전투표를 들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트럼프도 사전 투표를 독려해 지지층을 모으고 있다. 올해 대선에서는 공화당원들이 민주당원보다 더 사전 투표에 적극적인 지역도 많다고 CNN은 보도하고 있다.
따라서 사전 투표가 높은 것이 어느 후보에 유리한지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킨스턴=AP/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일 노스캐롤라이나주 킨스턴 공항에서 선거 유세 중 연설하고 있다. 2024.11.04.
‘해리스 3.5% 차이’ 가능한가
디시전데스크HQ(DDHQ) 소속 데이터과학자인 재커리 도니니는 2일 공개된 더힐 인터뷰에서 “해리스 후보가 일반 투표에서 3.5%포인트 차이로 승리하면 대통령직에 당선할 확률이 80%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득표율 우위가 필요한 것은 미 대통령 선거가 직선제와 간선제가 결합된 선거인단을 통한 선출, 주별 선거인단 승자 독식, 경합주 외의 주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지지 양극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반영된 것이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보다 287만 표를 더 받아 득표율 2.1%포인트를 앞섰지만 패배했다.
3일 미 정치 매체 더힐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ABC뉴스, 입소스 공동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49%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6%)을 3%포인트(P) 차이로 앞섰다.
일반 투표 득표율과는 다르지만 여론조사 지지율로 보면 3%의 해리스의 지지율 우위는 그야말로 ‘간당간당’한 수준이다.
‘트럼프 미디어’ 주가 하락의 의미는?
트럼프 미디어 주가는 지난 9월 24일 52주 최저점인 11.75달러를 기록한 후 4배 이상 상승해 지난 달 29일 장중 최고가인 54.68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 후 연속으로 떨어져 1일에는 13.53% 폭락해 30.56달러까지 내려갔다.
지난달 30일 22% 폭락에 이어 주가가 빠지면서 지난 한 달여간 오른 것에 따른 차익 실현 매도나 선거 변동성으로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미리 팔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미디어 주가는 실적보다는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에 따라 출렁이는 ‘밈주식’(온라인상의 입소문을 바탕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주식)이자 ‘대선 테마주’다.
베팅 사이트에서도 트럼프의 당선 확률이 더 높지만 하향세를 보이고 해리스는 상승세를 보여 숨은 의미가 있는지 관심이다.
트럼프 미디어 주가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더 내려가고 낙선하면 제로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처럼 다양한 투자 전략에 따른 것이어서 수일간의 주가 하락이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낮다고 투자자들이 보는 것으로 단정해서는 안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