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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5-17 11: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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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박원순 옹호 다큐 제작 강행…여성단체 “민주·진보 아닌 패악질”
내용

 

입력2023.05.16. 오후 5:37   수정2023.05.16. 오후 9:15

 

‘2차가해’ 논란 박원순 다큐 제작발표회
“1차 가해 명확히 규명 안돼” 제작 강행
여성단체 “막무가내 ‘성폭력 부정주의’”

16일 오후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 제작발표회 유튜브 생중계 갈무리.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직원 성추행을 부정하는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진 등은 16일 ‘2차 가해’ 논란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1차 가해가 명확하게 규명이 안 된 상태”라고 주장하며, 다큐 영화 제작 강행 뜻을 밝혔다. 특히 이날 제작발표회에선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은) 피해자의 머릿속에만 있는 것”이라며, 피해자의 진술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2021년 직권조사 결과 등을 전면 부정하는 말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의 연출을 맡은 김대현 감독은 이날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다큐를 놓고 2차 가해 논란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2차 가해 논란은 1차 가해가 전제되는 것인데, 아직 1차 가해가 명확하게 규명이 안 된 상태”라며 “2차 가해 논란은 비생산적이고 비합리적이고, 논의 자체를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그 근거로 “인권위가 (박 전 시장이) 추행했다는 증거로 제시했던 두가지가 현장 증언에 의해 허무하게 반박당할 정도로 허술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가 2021년 1월 ‘박 전 시장이 업무와 관련해 피해자에게 행한 성적 언동은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직권조사 결과를 내놓고 법원도 지난해 11월 이 결정이 적절한 조처였다고 판결했지만,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들어 아직 결과를 단정지을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증거가 존재하는 건지 묻고 싶다”며 “‘성적 언동’이란 것은 피해자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것인가. 피해자 머릿속에만 있는 걸 갖고 탁상공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 기자는 이 다큐의 원작이 된 책 <비극의 탄생>의 저자다. 그는 이 책 등을 통해 인권위가 박 전 시장의 행동을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두 가지 모두 근거가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당시 박 전 시장이 피해자의 네일아트한 손과 손가락을 만졌다는 점을 성희롱으로 판단했는데,  당시 서울시청 출입기자 등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피해자가 박원순 전 시장에게 네일아트한 손을 보여주면서 재차 자랑하자 잠시 보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일뿐 쓰다듬거나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또 박 전 시장이 늦은 밤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점에 대해서도 대화의 빈도나 내용, 목적이나 맥락 등이 공개되지 않아 성희롱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대부분의 사실은 경계에 있는 게 많다”며 “인권위에서 조사한 내용을 풀(전체)로 공개하면 맥락을 알 수 있고 오해도 불식되지 않겠냐”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 전 시장을 미화하는 발언들도 나왔다. 다큐 영화의 법률자문을 맡은 이연주 변호사는  “제가 아는 박 전 시장은 선을 향해 멈추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박 전 시장이 성폭력 피소 사실을 인지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서도 “법정에 가기도 전에 만신창이가 돼서 사회적 죽임을 당하기 전에 스스로 명예를 지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박 전 시장을 둘러싼 비판에 대해서도 “스스로 선을 향해 가는 게 아니라 타인을 처단하는 것이 선인냥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거나 “마녀재판 같은 분위기”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성단체들은 “왜곡된 ‘성폭력 부정주의’에 기인한 2차 가해”라며 반발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는 이날 성명을 내어 “막무가내 ‘성폭력 부정주의’는 정치도, 민주도, 진보도 아니다. 의리도 아니다. 패악질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성폭력 조사는 피해자의 진술뿐만 아니라,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기 위해 근거 자료들과 비교한다”며 “그렇게 조사가 이뤄졌는데도, 가해자 쪽에서 (진실을 가리겠다며) 영화를 만들고 모금을 하는 건 성폭력 조사에 대한 기본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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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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