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7.10. 오후 4:19 수정2023.07.10. 오후 4:21
중 교육부, 대학에 취업률 조사 공지
“실업 추세 오래갈 것” 진단 잇따라
중국 항저우의 한 사찰에서 젊은이들이소원을 빌고 있다./AP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대학의 취업률 조사에 나섰다. 개혁·개방 이래 최악의 청년실업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학들이 학교 평판을 위해 졸업생의 취업률을 조작하고 있다는 정황이 나와 조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는 최근 졸업생의 취업률을 입증하라는 통지를 각 대학에 발송했다. 통지에는 대학이 학생들에게 고용게약서에 서명하도록 강요하거나 유도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후난성 중남대는 지난 7일 “실제 고용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학교 자료의 진실성과 신뢰성 보장을 위한 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교육부의 명령에 따라 교직원은 자영업, 프리랜서, 컨설팅, 해외 취업 등으로 분류된 학생들의 취업 제출 서류를 입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후난성 창사과기대, 안후이성 완장사범대도 교육부의 경고 이후 유사한 공지를 했다. 이들 대학은 지난 5월 29일자 공지에서 “대졸자의 취업 통계에 대한 특별 점검은 나라 전체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며 “문제점이 발견되면 상황의 심각성에 따라 엄중한 책임이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SCMP는 “일부 중국 대학들이 학교의 평판을 위해 높은 취업률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가짜 취업률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일부 대학은 학생들에게 일자리에 대해 거짓말을 하도록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또 일부 대학은 취업 증명서를 제출하지 못한 학생에게 졸업장을 철회하겠다는 협박을 한다고 다른 중국 매체를 인용해 전했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최악의 청년실업난을 겪고 있다. 중국의 16∼24세 청년실업률은 지난달 20.8%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올여름 사상 최대 규모인 1158만명의 신규 대졸자가 배출되면 실업률은 더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국 노동경제학자인 루펑(盧鋒) 베이징대 거시경제연구센터장은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청년 취업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처해있다”며 구조적 문제로 인해 청년실업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학 졸업생의 증가와 성장의 둔화, AI 발달로 인한 일자리 감소, 코로나19 경기회복의 지연이 겹친 것이다.
중국 인민대도 지난달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청년실업은 “주기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체계적이고 추세적인 문제”라며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경제 분야 외에 다른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정치적 문제의 도화선이 되기까지 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