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1.17. 오전 3:01
[2023 다보스포럼]
“자국 우선주의로 조정능력 상실”
각국 정상-학자- CEO 등 모여 논의
尹대통령-5대그룹 총수 ‘원팀’ 구성
각국에 연대 방안 제시, 투자 유치
다보스포럼 하루 앞두고 문화장관들 회의 ‘2023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개막을 하루 앞둔 15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각국 문화장관 모임인 ‘다보스 얼라이언스’에서 알랭 베르세 스위스 연방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이 화면으로 중계되고 있다. 다보스=AP 뉴시스‘세계 경제올림픽’이라고 불리는 ‘2023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16일 오후(현지 시간) 개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제대로 열리는 첫 포럼인 올해 행사엔 윤석열 대통령과 5대 그룹 총수 등 주요 경제인들이 이례적으로 ‘한국 경제 원팀’을 이뤄 총출동한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가 보건과 안보, 경제위기를 맞아 자국 우선주의가 강해지고 국제사회의 조정 능력이 힘을 잃은 가운데 다보스포럼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문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세계 경제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역대 최대 경제계 인사가 초청돼 경제를 살릴 어떤 묘안을 짜낼지도 관심사다.
● “기업들 방식을 바꿔야 할 때”
올해로 53회를 맞는 다보스포럼은 16∼20일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린다. 다보스포럼은 매년 1, 2월 다보스에서 열리는 국제 민간회의로 세계 주요 기업인과 정치인, 경제학자들이 참석해 세계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장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해 첫 대면 회의가 열렸지만 참석자가 많지 않아 올해가 3년 만에 열리는 사실상의 첫 포럼이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각국이 보호무역 등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분열의 시기에 협력할 방안을 찾자는 취지다.
국제사회는 달라진 세계에 맞는 새로운 문법이 필요하지만 아직 명확한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어 이번 포럼에서 대안이 제시될지 주목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서구의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 자본주의가 모든 답을 쥐고 있다는 생각이 지배하던 탈냉전 시대는 끝났다”며 “이런 생각은 다보스의 기풍이었지만 이제 코로나19 대유행, 우크라이나 전쟁, 극심한 불평등의 성장, 공격적인 러시아와 중국의 독재정치로 촉발된 새로운 현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전쟁 등) 지정학은 다보스가 만든 세상을 위협한다. 기업들은 이제 방식을 바꿔야만 할 때”라며 “질병, 전쟁 또는 다른 비상사태에 취약한 공급망에 의존하는 건 현명하지 못하다”고 했다. 중국 등에 의존하던 공급망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정부·기업 ‘한국 경제 원팀’ 참여
올해 행사에는 한국 대통령으로는 9년 만에 참석하는 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세계 각국에서 52명의 정상급 인사가 참석한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는 18일 다보스에서 첫 대면 회담을 갖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등 민감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국제통화기금(IMF)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국제기구의 대표급 인사 39명도 함께한다.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600여 명을 비롯해 정·재계 및 학계 인사 2700여 명이 국제 현안을 논의한다.
세계 주요국들이 경기 침체로 향하는 와중에 경제 거물들이 모여 어떤 해법을 논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글로벌 기업 CEO들을 비롯해 경제 인사만 1500여 명이 참석해 경제 인사가 역대 최대로 초청됐다”고 소개했다.
개막일인 16일 오후엔 포럼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이 각국의 리더들을 맞이하는 리셉션 행사를 열었다. 기후변화 대응과 식량안보 등의 분야에서 공을 세운 글로벌 문화 리더 4명에게 시상하는 ‘크리스털 어워즈’, 일상 속 기후 위기 대응을 주제로 하는 열린 포럼 등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19일 다보스포럼 행사장에서 공급망 강화와 청정에너지 전환, 디지털 질서 구현을 위한 협력과 연대 방안을 제시하는 특별 연설을 한다. 또 글로벌 CEO들에게 면담을 통해 한국의 우수한 투자 환경을 널리 알릴 예정이다.
여기에 한국 경제인들도 힘을 보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대기업 오너 경영인이 대거 동행한다. 재계 총수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는 ‘한국의 밤’ 행사도 열어 2030년 부산 국제박람회(엑스포) 유치전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