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식 해외의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해외소식2023-01-18 12:20:57
0 6 0
베트남 부패 얼마나 심하길래 권력서열 2위가 사임까지 하나
내용

 

입력2023.01.18. 오전 11:39   수정2023.01.18. 오전 11:40

 

국민 송환 전세기서 폭리…코로나19 키트 업체서 뇌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권영미 기자 = 베트남 권력 서열 2위인 응우옌 쑤언 푹 국가주석이 돌연 사임했다. 베트남 공산당이 반부패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부패 스캔들이 푹 주석의 사임 원인으로 지목된다.

17일(현지시간) 베트남뉴스통신(VNA)은 당 중앙위원회를 인용해 "푹 주석이 국민 앞에서 자신의 책임을 충분히 인식해 직책을 떠나 은퇴하겠다는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푹 주석은 부총리 2명과 장관 3명을 포함한 몇몇 관리들의 위반과 결점에 대해 지도자로서 정치적 책임을 졌다"고 부연했다.

영국 가디언은 "푹 주석의 갑작스러운 사임은 정치적 변화가 신중하게 조정되는 공산주의 베트남에서 이례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사임이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국회는 이번 주에 임시 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권력 1위인 서기장을 중심으로 국가주석, 총리, 국회의장 등 4명이 국가를 이끌고 있다. 푹 국가주석은 2016년 총리직에 올랐고 그후 2021년 4월에 국가주석에 취임했다.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76)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반부패 운동을 통해 권력을 공고히 해왔다. 특히 지난 2021년 3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는 더욱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지난 10년간 부패, 횡령, 권한 남용 등으로 기소된 이들만 3만3000여 명에 달한다.

앞서 베트남에서는 지난 4일 팜빈민 부총리와 부득담 부총리가 경질됐다. 이들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부정부패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 전 부총리는 외교를, 담 전 부총리는 국가 전염병 관리를 담당했다.

민 전 부총리는 '코로나19 전세기 폭리' 논란의 책임을 떠안고 해임됐다. 베트남은 지난해 3월 중순 국경을 재개방하기 전까지 2년 가까이 국경을 걸어잠갔다. 당국은 국경을 폐쇄한 동안 60개 국가와 영토에서 국민들을 데려오기 위해 800편의 전세기를 보냈다. 베트남 국민들은 전세기를 타고 베트남 땅을 밟았지만, 엄청난 항공료와 격리 비용에 직면해야 했다. 공안부는 관리들이 송환 항공편에서 내린 국민들에게 뇌물을 받는 등 수만 달러를 부정하게 탈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이른바 '비엣 아(Viet A) 스캔들'은 담 전 부총리가 경질된 가장 큰 이유다. 베트남 의료기기업체인 비엣 아는 코로나19 검사 키트를 병원에 납품하기 위해 관련 공무원들에게 3400만 달러(약 420억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해 1억7200만 달러(약 2127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비엣 아 스캔들에서 담 전 부총리의 보좌관을 포함해 최소 100명의 공무원과 기업인이 체포됐다.

반부패 운동 외에 정치적 내홍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싱가포르 싱크탱크 ISEAS-유소프 이삭 연구소(ISEAS-Yusof Ishak Institute)의 히엡 르 홍은 "주로 부패 수사와 관련이 있겠지만, 그의 정치적 라이벌이 정치적인 이유로 그를 해임하려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에서 정책은 정치국에 의해 집단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푹 주석의 사임이 큰 정책 변화나 정치 체제의 문제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예슬 기자 (yeseul@news1.kr),권영미 기자 (kym@news1.kr)

기자 프로필

스크랩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