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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올해 수능 '킬러 문항' 배제…뒤숭숭한 교육 현장
내용

 

입력2023.06.25. 오전 7:01

 

사교육 칼 빼든 정부…당장 9월 모평부터 반영
"학생들, 수능 앞두고 중대 발표에 불안"
정부가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킬러 문항' 출제(초고난도 문제)를 배제하기로 하면서 교육 현장에는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돈다. 정부는 킬러 문항을 사교육 의존도를 높이는 근본 원인으로 보고, 오는 9월 모의고사부터 킬러 문항을 배제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민사회는 '공교육을 강화하고 사교육 의존도를 줄인다'는 방향성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교육 현장에서는 당장 9월 모의고사부터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견해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 살레시오고 서부원 교사는 지난 20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의 수능 '킬러 문항' 배제 방침 발표로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학생들이 가장 우려하는 건 변별력 확보가 가능할지의 문제라고 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그는 "(학생들은) 자기가 틀리는 것보다 다른 친구들이 (문제를) 다 맞히는 게 너무 두렵다고 한다"며 "아이들 입장에서는 (모든 문제가) 전부 킬러가 되는 건가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쉬워서 모두 좋은 성적을 받더라도 결국 시험은 순위를 매기는 일이기 때문에 쉬운 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서씨는 또 "지금까지 수능을 준비하고 적응하기 위해서 계속 모의고사를 월별로 보고 훈련을 하고 자기 몸을 패턴에 맞췄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이런 게 딱 들어오니까 오히려 불안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정부는 킬러 문항 없이 공교육 과정 내에서도 충분히 변별력을 갖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별력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선 뾰족한 해답을 내놓지 않았다.

일각에선 킬러 문항 배제가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는 효과를 낼지에 대해 의문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 교사는 "절대평가 체제로 전환하는 문제, 대입 전형의 신뢰를 확보하는 문제, 생존 위협에 직면한 지방대 문제, 서열화한 수도권 중심의 학벌 구조를 혁파하는 문제, 숱한 이런 큰 문제들이 있는데 다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그냥 하나의 지엽적인 킬러 문항을 넣네, 마네 문제로 교육 문제가 치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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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