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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6-28 11: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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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5천만 관광객' 인터파크 꿈은 실현할 수 있을까
내용

 

입력2023.06.28. 오전 5:06

 

일본 연간 관광객이 3천만명인데…작년 한국 인바운드 319만명 그쳐
K-콘텐츠 연계 패키지 등 활용하겠다지만…콘텐츠 사업부서는 이미 매각
투자계획도 아직 안갯속…인터파크 "독보적 콘텐츠 경쟁력 활용할 계획"
인터파크가 최근 '인터파크트리플'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여행사업을 위주로 재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후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5천만 관광객'을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달성 가능한 수준인지를 두고 의구심도 나온다. 야놀자가 인터파크를 인수한 직후 매각에 집중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내부 사업부서를 없앤 데다, 투자 계획 역시 확실치 않은 상태라는 점도 작용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트리플은 야놀자와 연계해 인바운드 수요를 창출, 연간 5천만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K-콘텐츠를 적극 활용하고 지역 공항과 연계한 지역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목표치가 이웃 일본의 연간 관광객수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이대로라면 만성 관광수지 적자에서 벗어나는 획기적인 성과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일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전인 2019년 기준 연간 관광객 3천190만 명을 유치했었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인터파크트리플 비전 선포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연간 인바운드 관광객 5천만 명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김성화 기자]

하지만 국내 관광객 수준이 지난해 기준 319만 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전 1천750만 명 대비 18%에 그치고 있어 야놀자 그룹의 이 같은 목표치가 과연 달성 가능한 수준인지를 두고 논란은 있다.

특히 야놀자의 인터파크 인수 이후 보여준 행보는 최근 내놓은 전략과 사뭇 다른 것으로 보여 과연 진정성이 있는 것이냐는 지적도 나온다. 여행업 본류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서를 없앤지 얼마 되지 않아 인바운드 등 여행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 일관되지 않은 행태로 읽힌다는 얘기다.

야놀자는 2021년 인터파크 인수 후 콘텐츠와 지역 여행과 연계된 사업을 매각한 바 있다. 매각 첫 케이스는 2022년 6월 음악사업부가 보유한 878곡의 저작인접권을 비욘드뮤직에 넘긴 것이다. 저작인접권은 글자 그대로 저작권과 유사한 권리라는 말로, 실연에 대한 복제권·배포권·대여권·공연권·방송권 등을 보장한다. 비욘드뮤직이 550억원에 인수한 음원 저작인접권에는 다비치 '8282', 티아라 'Roly-Poly', 임창정 '내가 저지른 사랑', 라붐 '상상더하기' 등 최근까지도 인기를 얻은 곡이 포함돼 있다.

인터파크트리플이 준비하는 지역 여행은 스포츠 경기장 등 지역 인프라와 K-콘텐츠를 연계 한 성격이기에 저작인접권을 활용할 여지가 크다. 김종윤 야놀자 클라우드 부문 대표는 미디어데이에서 "지역에 위치한 경기장들에서는 스포츠 대회도 열리지만 K-콘텐츠를 담는 허브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었다.

또 2022년 11월 인터파크렌터카 지분 100%를 60억원에 캐플릭스로 전량 매각했다. 지방 교통 인프라가 서울과 수도권만큼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렌터카 사업도 필요한 부분이다.

이어 올해 3월에는 쇼핑과 도서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인터파크커머스 지분을 큐텐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1천50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인터파크 지분 70%를 2천940억원에 인수한 야놀자는 이들 사업부서를 매각해 약 2천110억원 가량을 회수한 셈이다.

야놀자와 인터파크트리플은 비전 선포 미디어데이에서 구체적인 투자 금액과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부분도 5천만 관광객이라는 청사진의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 시각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다.

야놀자 측은 지자체나 공연계 등 야놀자와 인터파크트리플이 가지고 있는 네트워킹을 통한 협업으로 만회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최휘영 인터파크트리플 신임 대표는 "인터파크트리플은 K팝 기획사들 뿐만 아니라 공연과 순수 예술계 쪽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함께 상품들을 기획하고 개발하기 위해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인터파크트리플 관계자는 "투자 규모를 지금 당장 말하긴 어려우나, 인바운드 여행객 유치와 관광대국이라는 거시적인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선택과 집중을 위해 e커머스 영역까지 매각함으로써 회사의 사업 및 비전과 무관한 영역을 정리한 것"이라고 그동안 사업부 매각 의미를 해명하면서 "그럼에도 여전히 독보적인 K-콘텐츠 경쟁력을 가진 만큼 여행과 여가 영역에서 성장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계획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5천 만이라는 숫자가 기업 차원에서 가능할 것인가, 야놀자와 인터파크트리플이 한 얘기만 본다면 관광공사나 문체부와 같은 정부 기관과 같이해야 나올만한 비전 선포식이 아니었나 싶다"며 "여행사 입장에서 아웃바운드가 캐시카우이고, 인터파크트리플이 과연 업계 1위인가 하는 논란도 있었던 만큼 인바운드를 언급한 건 많이 앞서간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내용만 본다면 업계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너무 좋은 계획이지만, 야놀자와 인터파크트리플이 그에 걸맞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며 "일본과는 지역 인프라 수준도 차이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의구심이 드는 부분도 크다"고 덧붙였다.
 

김성화 기자 shkim06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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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6-29